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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역사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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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15)

미국 신임 대통령 트럼프는 2300년 전 중국 진나라 황제였던 진시황을 생각나게 한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한 때, 법치주의자였던 한비자에게 심취하였다. 그런데 한비자와 연루된 외지인간첩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힘이 약한 한나라가 진나라를 위하여 치수사업을 도울 전문가와 한비자의 파견을 제안하고 시행하였다. 그러나 실제는 막강한 국력을 지닌 진나라의 국력을 딴 곳으로 돌려서 한나라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그것이 들통이 난 사건이다. 이에 진시황은 종실 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직에 있는 진나라 출신이 아닌 모든 외지인들은 진나라를 떠날 것을 명령하였다. 이것이 유명한 축객령(逐客令)이다. 이 사건으로 법가로 유명한 한비자는 투옥되었다가 자살하게 된다. 이 때 진나라의 통일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이사도 쫓겨날 처지가 되자 진시황에게 외국인을 쫓아내면 안된다는 상소를 올렸고 그것이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간축객서(諫逐客書)이다. 여기서 이사는 진나라의 부흥과 부국강병에 외국 출신들이 지대한 역할을 하였음을 설파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이에 진시황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식하고 축객령을 취소하였다. 만약 이사의 간축객서가 없었다면 진나라의 부국강병이 없었고 결국 진나라의 통일도 없었다.


그런데 요즘 트럼프의 행보에서 무엇인가 외국인에 대하여 배타적이고 백인우월적인 뉘앙스를 받는다. 역사를 돌아보면 지금 미국의 부국강병은 2차 세계대전 이 후에 전 세계 석학들이 미국으로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부흥에 외국인들이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이것은 2300년 전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리고 트럼프공약은 진시황의 축객령과 유사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트럼프의 축객령이 철회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는 이사와 같은 현명한 조언자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그 조언을 듣고 판단할 수 있는 귀와 머리가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즉 트럼프의 귀가 열려 있어야 하고 머리로 이해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현대판 축객령은 진행될 것이고 뛰어난 인재들은 자의든 타의든 미국을 떠나야 한다. 종국에 그것이 얼마나 한심한 결정이었는지 깨닫고 다시 되돌릴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어쩌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갈 수도 있다. 그것이 역사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역사의 한 획을 바꾼 똑똑하고 현명한 이사도 지록위마로 유명한 중국 최고의 간신 조고와 손잡고 진시황 유언장 위조사건에 공모하였다. 가짜 후계자 호혜를 황제로 만들고 결국 그의 손에 누명쓰고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런 이사의 행적은 최근 권력의 정점에서 추락한 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오버랩이 된다. 군사독재정권에서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등 모든 요직을 섭렵하고 나이 80세를 바라보며 지금 감옥에 갔다. 진시황 시절에 2인자로 천하에 군림하던 이사가 권력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최후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군사정권에서 행한 자신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후회하고 반성의 삶을 살았다면 적어도 감옥에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역사는 사람들의 행적이다. 사람들의 행동은 그들의 마음에서 시작한다. 이사는 작은 마을 관리를 지내다가 어느 날 곡간 속의 쥐와 화장실 속의 쥐를 보고는 사람도 생각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상경한 것도 마음이고, 천하 2인자의 위치까지 오르고도 끝까지 권력욕을 놓지 못한 것도 마음이다. 권력의 정점에서 욕심을 버리고 떠났던 유방의 군사인 장량, 월 구천의 책사 범려, 주원장의 책사 유기 등이 명예를 지키고 역사 속에 살아서 지금까지도 후인들에게 교훈을 주는 것도 그들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과연 트럼프는 역사 속에서 어떤 교훈을 남길까. 트럼프는 미국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역사는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한다. 그의 마음이 답이다. 욕심을 따르면 반복할 것이고 정의를 따르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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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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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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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