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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의료인 명찰 착용 의무화 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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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의료인 등의 명찰착용 시행시기를 2017년 3월1일에서 최소 1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인 명찰착용 의무화는 일부 성형외과의 유령의사 수술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명찰 착용이 수술실에서의 유령의사를 단절시키는 묘약이 될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축시키는 악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인들이 명찰을 착용할 때 환자의 신뢰도가 향상되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명찰 패용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내야 하는 규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꼭 필요하다면 권고사항으로 정해 두는 게 적당하다. 즉, 자율에 맡겨도 되는 영역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인 명찰 착용 의무화는 개원가의 주축을 담당하는 간호조무사들의 업무의욕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업무영역에 대한 분쟁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는 치과의 경우, 간호조무사의 치과 기피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치과 보조인력의 이탈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불안감이 개원가를 엄습한다.


현재 치과 개원가는 진료보조 인력 구하기 전쟁 중이다. 대도시나 대형병원을 제외한 개원가는 몇 달을 광고하더라도 치과위생사를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간호조무사만 근무하는 치과가 전체의 1/3에 달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색안경까지 끼고 본다면 개원가의 시름은 한없이 깊어질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수도권 지하철에 명찰 그림을 내세워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를 꼭 확인하세요’라는 문구의 광고를 게재했다. 이는 개원가의 현실을 무시한 직역이기주의의 극치라며 치과의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개원가의 구인난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국회는 보조인력 수급대책이나 직역 간 업무 영역 조정에는 뒷짐만 진 채 터무니없는 규제를 내세워 개원가를 옥죄고 있다. 이는 시대에 역행할뿐더러 직역 간의 갈등만을 부추기는 졸속 법안이자 악법 중의 악법이므로 조속히 폐지하거나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법 시행을 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애초 법안이 통과될 때 당사자인 대한치과의사협회나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배제시킨 것에는 일말의 책임이 있다. 아무리 이상적인 정책이라 할지라도 현실이 무시되거나 갈등을 조장해서는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나 다름없다. 시행 시기를 1개월 이상 연기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는 무기한 연기해야 할 것이다.


명찰을 달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은 국민 구강건강을 책임지고 헌신하는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에게 자괴감을 안긴다. 마치 학생에게 교복을 입지 않으면 회초리를 들겠다는 것과 같다. 진료과정에서 이뤄지는 진료행위와 관련한 모든 행위는 의료인 스스로의 책임이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의료인 당사자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의료인에게 품위에 맞는 자율성을 보장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에는 그 집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주었으면 한다.


의료인의 의료윤리는 자율과 자긍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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