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방학이 끝나고 몰아치는 학업에 지쳐갈 즈음,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교정에서는 학생들의 활기를 되찾아줄 우리들만의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제39대 치과대학 학생회(본과 2학년) ‘Mate’에서 준비한 행사로, 새로운 이벤트가 다양하게 선보여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아침에 학교 근처 태조산 공원에 모여 체육대회를 즐기고, 저녁에 단국대학교 학생극장으로 이동해 강당 행사에 참여한다. 축제에는 예과 1학년(17학번)부터 본과 2학년(14학번)까지 네 학번이 참가하며, 학번 간의 경쟁으로 진행된다. 그 때문인지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은 학번 내 단합력이 절정에 다다르는 시기이다. 본과 2학년인 기자는 14학번 팀의 구성원으로 축제에 참가해 혈기 넘치는 단국치대 학생들의 모습을 취재했다.
학번별 점수 경쟁은 아침 8시 20분, 출석체크부터 시작된다. 이번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참여’를 가장 중요시해 출석점수에 큰 비중을 두었다. 하루에 4회, 정해진 시간에 출석체크를 해 결석인원에 비례해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이다. 아침부터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던 2학년(16학번). 평소 수업시간인 9시보다 일찍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일어나지 못한 동기들을 전화로 깨우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출발하기 전 학번별로 보이는 다양한 분위기를 보며 우승할 학번을 추측해보는 것도 체육대회의 묘미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점수 비중이 높은 축구, 농구, 발야구, 족구 등 구기종목 경기가 동시에 시작된다. 구기종목에 참가하는 남학생들은 특히 학번의 승리를 위해서든 스포츠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서든 자신의 경기에 대단한 승부욕을 보인다. 하지만 매년 체육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남학생들 못지않게 승부욕을 불태우는 여학우들이다. 기자가 참여한 발야구 경기는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남녀가 함께 출전하는 경기인데, 경기 참여나 응원에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여학우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기종목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회에서 준비한 이벤트가 틈틈이 열린다. 그 중 하나는 14학번부터 17학번까지의 학생이 한 명씩 담겨 있는 셀카를 찍어오면 경품추첨에 응모할 수 있는 이벤트다. 평소에 몰랐던 선후배와 함께 사진을 찍게 되는 이 미션은 경쟁 속에서도 학번 간의 화합을 장려하는 학생회의 배려가 돋보이는 이벤트였다. 그 밖의 시간에 학생들은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모여 앉아 간식을 먹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체육대회가 끝나면 학생들은 학생극장에 모여 강당 행사에 참여한다. 올해 강당 행사의 메인은 ‘블라인드 싱어’였다. 장막 뒤에 가려진 참가자가 그림자만 드러낸 상태로 노래 경연을 펼치는 대회다. 사실 대회 전에 누가 참가하는지 소문이 퍼지기도 하고, 그림자나 첫 소절의 목소리만으로도 누군지 가늠이 되기도 하지만 그림자 이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무대에서 펼치는 보컬 경연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총 8명의 참가자가 예선전에서 각자 준비한 무대를 보이고 각 학번의 카카오톡 채팅방 투표를 통해 2명의 결승 진출자가 선정된다. 정말 쟁쟁한 실력자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투표를 통해 우승을 거머쥔 주인공은 결승전에서 이적의 ‘빨래’를 부른 예과 1학년(17학번)의 ‘박재형’ 학생이었다. 박재형 학생은 “뛰어난 실력자들 가운데 우승을 거머쥐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앞으로도 동아리의 보컬로서 더 좋은 음악을 계속 들려드리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남겼다. 한편, 이번 가을 축제의 우승은 예과 2학년(16학번)이 차지, 우승 상금 200만원을 거머쥐었다.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가을축제는 제39대 학생회 ‘Mate’가 주관하는 마지막 행사로, 학생회 임원들의 퇴임 인사와 함께 마무리됐다. 치과대학 축제는 학번 내 동기들과 더 가까워지고 동기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며, 4개 학년(학번)이 한자리서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라 할 수 있다. 학교생활 중에도 여러 모임들을 통해 학우들과 교류하게 되지만, 축제에서만큼은 다른 표정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이 이토록 축제를 즐거워하는 것은 비단 신나는 체육활동과 화려한 무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부와 과제, 그리고 반복되는 실습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색다른 것을 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치과대학생들도 학업 이외에 다양한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조금 더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한 이번 축제를 통해 치과대학 학생회를 비롯해 학교의 구성원 모두가 학번 간의 화합을 다질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데 계속해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