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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삶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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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빈 논설위원

지독한 무더위가 지나가고 이제는 조석으로 제법 시원한 기운이 느껴지는 초가을이 왔다. 한반도 무더위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라고 하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 배웠던 에너지 불변의 법칙에 의하면 지구상 어디엔가 폭염이 왔다면 다른 한쪽은 혹한이 왔을 것이다.

올해는 겨울이 빨리 오고 추위도 극심할 것이라는 예측인데 우리가 겪을 혹한만큼 반대쪽은 폭염이 닥칠 것으로 생각된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 이 법칙은 파이 나누어 먹기 시장인 의료 시장 불변의 법칙과 똑같은 얘기가 아닐런지? 국민들의 의료보험료율은 한꺼번에 올릴 수 없을 것이고 광범위한 복지정책의 확대로 정부의 의료 재정 지원도 쉽지 않을 것이며 정책 입안자들 입장에서 보면 다수인 의료 소비자를 위한 정책은 가능하지만 소수인 의료인들을 위한 지원 정책은 전무할 것이기에 암담한 현실이다. 어디엔가 폭염이 있다면 그 반대쪽엔 혹한이 있을 것이고, 양지가 있다면 그 이면에는 음습한 그늘이 있기 마련!

며칠 전 내원한 환자의 얘기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일요일 늦은 밤에 아이가 넘어지면서 거실 바닥에 부딪쳐 상악 유전치 몇 개가 틀어지고 흔들려 종합병원 응급실을 가려다 혹시나 해서 동네에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치과가 있나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24시간 치과가 있더란다.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갔더니 콜을 받은 치과의사가 병원에 나와 스플린트를 해주었다는 얘기다.

어느 시간이든 24시간, 치과의사는 콜을 받으면 나와서 진료를 해준다는데! 아마도 요즘 온라인상에 눈에 많이 뜨이는 광고문구인 “24시간 온라인 예약 및 야간 진료”를 환자가 오해한 듯 싶지만 어찌됐던 밤 12시 다 되어 치과의사가 나와 진료를 해주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우리들의 사업자 등록은 업태 분류상 서비스업이기에 밤잠 설치며 환자들의 연락을 받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까지 치과의사들이 고생하며 야간 진료에 내몰리고 있음에도 불구,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는 있는 건지 의문이다.

요즘은 야간 진료가 일반화되었지만 예전에는 전혀 없었다. 퇴근 후의 급한 환자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거나 환자들이 업무 시간을 조정해 치과의사의 업무 시간에 맞추어 진료를 받았다. 요즘처럼 동네에 24시간 진료 가능한 치과가 있다는 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또한 후배들과의 저녁 운동이나 만남 약속도 야간 진료 때문에 날짜 잡기가 여의치 않다. 그만큼 살기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떨어진 건 아닐까? 이렇게 우리들의 삶의 질이 나빠진 건지, 아니면 요즘 치과의사들의 대국민 봉사정신이 투철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현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8시간 근로시간의 노동자들의 삶의 질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상이다. 또한 요즘 신문지상을 도배하다시피 나오는 얘기가 최저임금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얘기인데 정부에서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점차 나아지는지 모르겠지만 자영업자들의 삶의 질 얘기는 전무하다.

얼마 전 의료보험 관련 공단의 한 고위급 임원과 운동을 하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무슨 무슨 과는 일 년에 지급된 총급여액을 의사 숫자 대비 나누어 보니 의사 한 명당 총급여액이 얼마고 평균적으로 다 떼고 얼마씩 남더라는 얘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의료계의 현실은 홍보실 직원들까지 두고 대형으로 경영하는 병의원도 많이 있지만 상당수의 개원가는 1인 의사의 소형 의원일 것이다. 정해진 파이를 놓고 대중형 의원이 가져가는 금액까지 합쳐서 평균하면 소형 의원은 당연히 많은 급여액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과도한 의료인의 배출 문제, 개원가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덤핑, 의료 품질 대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싼 의료보험수가, 이런 것들이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의료계 파이를 키워야 하며 보험 수가의 현실화, 의료인 적정 수급, 자율징계권 회복만이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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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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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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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