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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의료영리화 반대, 그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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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논설위원

그동안 좀 잠잠하다 싶었다. 지난 8월 7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눈길이 쏠린다. 메디칼 리포트 별지, 인터뷰 특집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뜻밖의 시각을 만났다. 대형 네트워크 치과(이하 모치과)에  호감적 서술이 이어진다. ‘TV조선 2018경영대상’ 시상식에서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사회공헌활동을 소개했다(복지부가 국정감사 때는 개입해 손을 보겠다더니 상을 준 모양이다). 성장비결을 소개했고 협회와 소송 건도 지적했지만 대체로 긍정적 기사였다.

굳이 기사가 아니더라도 법적공방 와중에 협회가 공정위로부터 5억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은 다 안다. 모치과는 건보공단을 대상으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승소해 28억 원을 돌려받아 고무됐다. 하지만 “2014년 시행된 노인 임플란트 보험정책과 2013년 시행된 연 1회 스케일링 보험혜택 등이 모치과의 합리적인 진료비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 소견은 실소를 자아낸다.

속된 말로 한때 환자에게 과잉진료로 바가지를 씌운 게 누군데 이제 와서 자기네들 추구이념이 정부의 ‘문재인 케어’ 핵심(비급여를 획기적으로 줄여 국민 부담을 낮춤)과 일맥상통한다는 자의적 해석은 오버했다. 다만 이미지 변신을 위해 소외층 무료진료에 나선 점은 봐줄 만하다. 그러나 진정한 봉사란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는 거라 그리 요란 떨며 기특지상(奇特之相)을 낼 필요가 없다. 동네 개원의 어느 누구도 봉사하는 자세로 진료하지 않는 분들이 없을 것이다.

헌재판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이런 기사를 기획한 것인가? 현재 1인1개소법은 헌재에 아직도 계류 중이다. 표면적 이유는 일부 재판관 임기만료 때문인 듯하나 공개변론 후 2년도 넘은 시점이라 다른 주요 사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든가 향후 국가적 파장·정치적 고려에 고심이 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지속된 피켓시위와 서명운동이 압박요인이 될 것이다. 한때 확장세이던 유사 네트워크 치과에 타격을 가한 것은 누가 뭐래도 전전 협회장의 입법과 구심력 역할 덕분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바는 시위 치의가 무더위에 들고 있는 피켓에 잘 집약돼 있다. “1인1개소법은 합헌! 조속한 합헌판결! 영리병원 뿌리 뽑자!”

그런데 영리병원이 아니더라도 요즘 개원가 광고는 아수라장이다. “임플란트 50만, 교정 250만, 월16만, 임플란트 2+1이벤트, 미백해피타임 20만” 낯 뜨거운 문구의 다양함은 미용실·동물병원을 넘어선다. 애교와 수치·연민을 넘어 무심해졌다. 광고심의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덤핑하려면 그냥 조용히 하면 된다. 정작 환자들은 그게 무슨 교정법 무슨 재료·수술법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명색이 의료전문직이 영리적으로 일일이 진료비까지 까발려가면서 그리해야 하는가? 그 절정에 ‘투명치과 사태’가 있다. 이토록 일부 개원의들이 극도로 이미 영리화 되었는데 무슨 염치로 의료영리화 반대를 외칠 수 있나. 물론 이 영리화와 그 영리화는 본질·영역·스케일은 전혀 다르지만 뭐든 실행할 주체 인력에 치의도 포함되므로 딜레마와 자괴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원래 의료영리화 건은 단골 국가적 정책후보였다. 고용창출과 의료공급의 장점만 보고 의료황폐화 부작용은 뒷전이다. 그동안 야당이 반대해서 7년을 끌어왔는데 야당이 정권을 잡으니 입장이 바뀌어 찬성기미로 돌아선 것이다. 의료정의는 없다. 그게 정치다. 의협에서 강력투쟁을 선포하니 주춤해서 원격의료만 극히 일부 층에게 시행하려 할 참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확장되면 결국 영리화 시발점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군다나 경제는 점점 추락 중이다. 자영업 폐업은 사상 최대라 하고 고용 및 소득분배 수치도 최저란다. 자칫 경제를 빌미로 의료가 먹이감이 될까 염려된다.

지금 상황에선 헌재의 1인1개소법 합헌판결도 예단할 수 없다. 사법판결이 꼭 법리정의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승태 대법원장 사건 이후론 고위판결도 신뢰를 못 얻게 된 형편이다. 정치변심과 합헌거부는 최악 시나리오다. 의료인들의 합심이 요구될 때다. 모치과도 따로 놀지 말고 차제에 동참하자. 치의들이 영리적 집단이 아니란 걸 평소 보여줘야 함이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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