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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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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02)

문득 벌써 이 글이 400회가 넘은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저 수요일 오전에 글을 쓰는 것이 습관이었을 뿐인데 벌써 9년 세월이 지났음에 놀랐다.‘치과의사의 건강’이라는 설문에 답하면서 다시 한 번 시간의 흐름을 생각했다. 50대 초반엔 디스크로 고생했고, 중반을 넘으니 올해는 비강폴립과 성대결절이 생겨서 6개월 정도 고생을 했다. 최근 이비인후과 문제가 해결되니 안과 문제가 발생했다. 일주일 전부터 오른쪽 눈이 흐려졌다. 안과로부터 노화로 투명체가 수축되면서 망막과 틈이 생기며 모세혈관 출혈로 시야가 흐려진 현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결국 시간 현상이다. 알아보니 이미 많은 선배들이 겪었던 일들이었다. 출혈된 것은 자연 흡수되면서 시야는 좋아질 것이니 기다리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덧붙여서 투명체 수축 시에 망막을 물고 떨어지면 망막분리증으로 응급한 상황인데 그것이 아니니 다행이라는 위로도 들었다. 지인 중에 이석증이나 어지러움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을 보면 역시 비단 필자만의 일은 아니다. 결국 시간 경과에 따른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을 의미하는 자연현상이다. 생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지만 몸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시간을 따라 변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생각도 변화에 따라 변해야 하지만 변하지 못하면 수구가 된다. 몸에 문제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것을 보니 이제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생각도 변화시켜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동양철학은 60을 기준으로 반복한다. 인체의 한 사이클을 60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신체에 여기저기 수리할 곳이 나타난다는 것은 한 사이클이 다 되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기에 생각도 변해야 균형을 이룬다. 법구경에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라’란 말처럼 이제 그런 자유를 찾아야 할 때가 된 듯하다. 과거에 ‘속박으로부터의 자유’였다면 이젠 ‘마음이 걸림으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한 때이다.

성대결절로 최소의 강의만 하고 노래방에 못간 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다. 이젠 새로운 변화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속박으로부터’가 아닌 ‘무엇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를 찾아가고 있다. 변화된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마음에 걸리지 않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오늘은 시야가 흐린 것을 핑계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내내 침대에서 빈둥거리니 이 또한 나쁘지 않다. 티업시간 맞추려고 새벽 일찍 일어나서 부랴부랴 비몽사몽으로 달려가지 않아서 좋고, 밤늦게까지 학회안건으로 토론하지 않아서 좋다. 시간은 여지없이 또 흐를 것이고 그에 따른 새로운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지 또 우리를 강타할 것이다. 어떤 것은 필연적으로, 어떤 것은 과거 행위에 대한 결과로 새로운 변화가 찾아 올 것이다. 그땐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워야 한다. 견디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치과는 경제지표에 ‘치과지수’가 있을 정도로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 요즘 금리도 올랐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사회전반적인 경제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수능이 끝났지만 ‘수능 특수’란 단어가 사라진 지 오래다. 물론 ‘수험표 할인’이라는 SNS광고의 영향도 있을 것이지만 근본적인 경기둔화의 영향이 더 크다. 우리사회도 필자의 몸처럼 이제 한 사이클을 지나야 하는 시기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터지고 있는 모습이 그러하다. 대통령 탄핵의 정치계를 필두로 유치원의 교육계, 조작논란의 법조계, 오진 구속의 의료계, 갑질의 기업계, 파업의 산업계 등 수많은 사건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마치 들끓어 넘치는 냄비와 같다. 선진 사회가 경험했듯이 이제 개인 경기침체라는 동일조건으로 모든 것이 가라앉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절되지 않고 끓으면 넘치고, 넘치면 불이 꺼진다. 가장 간단한 라면을 끓이는 이치이다. 사회가 넘쳤으니 이제 불이 꺼지고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정상을 비정상이라 느끼고 고통으로 인식할 수 있다. 한 생각 바꿈이 새로운 시작이다. 한 생각을 바꾸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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