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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제로 페이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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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중소 상공인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선한 의도를 내세우며 야심차게 시작했던 ‘제로 페이’가 막대한 개발비용의 투입과 가맹점 확대를 위한 노력을 쏟아부었음에도 제도 정착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현재까지 전체 가맹점이 받은 수수료 절감액은 체크카드 대비 최대 15억4,000만원, 신용카드 대비 최대 19억6,000억원 수준이다. 또 이를 전체 제로 페이 소상공인 가맹점 수로 나눠 산출하면 개별 소상공인들이 받은 카드수수료 절감액은 체크카드 대비 2,587원, 신용카드 대비 3,301원에 불과해 소상공인 수수료 절감을 위해서라는 제로 페이의 도입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1)


사실 이 제도는 이 나라의 누군가가 중국을 방문하여 수행원들과 ‘혼밥’을 여러 차례하다, 현지 식당에서 사용되던 중국의 직불 결제 제도인 알리페이(alipay; 支付家)를 보고 영감을 받아 도입한 듯한데, 이 실패 또한 한·중 양국의 사회문화나 경제발전의 차이를 주의 깊게 고려하지 않고, 오직 선한(?) 의도만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도의 신용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공공요금-전화료, 수도료, 전기료, 도시 가스비 등등-이 후지급제지만, 중국은 아직도 신용사회로 진입되지 않아 이동 전화료나 난방비, 집세 등의 거의 모든 비용을 먼저 지급해야만 하는 비신용 선지급제 사회의 성격이 강하다.

 

신용카드 발급 또한 우리의 80년대처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중국의 2020년 3분기의 신용카드 발급량은 7억6,600만장 정도로2) 2020년 전 중국인의 추계 인구가 14억5만명 정도임을 고려해 보면3), 신용카드 소지율이 전인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거기에 우리처럼 고신용자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 보면, 신용카드 소지자의 숫자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에서는 타이완이나 홍콩 등의 외지에서 흘러온 가짜 인민폐에 의한 소동도 빈번해, 혼잡한 대형 상점이나 관광지에서는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 시에 일일이 위폐 감식기로 확인한다. 누군가에게 편의성이 극대화되어 보였던 결제 방식은 위폐 감식기가 없는 소규모의 식당이나 야시장의 길거리 노점상에게는 위폐 가능성이 있는 현금보다는 직불카드에 가깝고 한 번의 QR코드 스캔만으로 바로 계좌로 현금이 들어오는 결제방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중소 상공인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의 결제보다는 현금 수취를 더 선호한다. 소비자들 또한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속담을 가진 나라의 백성답게, 결제 후 최장 한 달 이후에나 대금 지급을 할 수 있는 후불제 신용카드의 사용을 더 선호한다.

 

사실 우리도 2000년대 초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신용불량자 대란을 겪고 난 후에 은행에서 현금 카드를 발급할 때 직불카드 겸용인 체크카드를 발급했으나, 용돈 통제를 받는 청소년들을 제외하고는 그 사용 실적이 아주 미미하고 가맹점으로서는 소비자의 통장 계좌에서 바로 이체되는데, 왜 신용카드처럼 수수료를 떼어 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런 양국 간의 문화 차이나 사회발전 단계에 대한 냉철한 고찰과 제도 시행 시의 부작용에 대한 모의실험 없이 오로지 선한 의도만을 강조하며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설익은 정책 집행의 희생자는 정말로 선한 국민뿐이다.

 

*주석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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