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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일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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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기 논설위원

고객이 무슨 이유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원인을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또 더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할 때라야 가능하다.

 

2017년 3월 토행독에서 ‘보물지도’를 읽고 ‘2년의 안식년’이라는 보물지도를 그려 원장실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매일 보물을 찾는 여행을 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2018년 4월부터 2년간의 안식년을 가졌다. 안식년에 들어간 지 1년이 지난 2019년 6월, 남은 1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할 때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의 ‘일의 언어’를 접하게 됐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노베이션과 성장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다. 태디 홀, 캐런 딜론, 데이비드 던컨과 공저한 이 책에서 크리스텐슨은 많은 이노베이션 노력이 실패하는 이유를 회사가 수집한 데이터가 체계적이지 못해 어떤 아이디어가 성공할 것인지 신뢰할 만한 예측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그리고 성공적인 이노베이션과 소비자 행동의 인과관계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인식의 틀로 ‘할 일 이론(Jobs Theory)’을 제시한다.

 

크리스텐슨에 의하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단순히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그것을 고용한다. 만약 그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제품을 해고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또 다른 제품을 고용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해야 할 일을 파악할 수 있다면 사업의 성장 방법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되고 이노베이션에 성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사고방식의 핵심적 바탕이 바로 ‘할 일 이론’이다.

 

이제는 신규 개업할 장소가 없다고 한다. 기존 치과는 신규 개원으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고 한다. 신규와 기존 치과에 중요한 글귀가 있어 치과 환경에 맞게 편집해 본다. 환자가 새로운 치과를 고용하기 전에 기존의 어떤 치과를 해고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치과는 저가 정책과 인테리어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드는 일에만 집중할 뿐 해고된 치과가 어떤 치과로 대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는 치과에 들어서기 훨씬 이전에 어떤 치과를 해고하고 어떤 치과를 고용할지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돌입한다. 환자의 관점에서 내 치과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개원한 1993년부터 환자 구강사진을 찍었다. 구강사진이 한 장 한 장 모이면서 1997년 나래출판사에서 ‘환자와 함께하는 치과 이야기’를 출판했다. 뜻하지 않게 많은 동료 원장들의 호응이 있었다. 그리고 2020년 출판을 목표로 ‘환자와 함께하는 치과 이야기 2’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의 언어를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그동안 필자가 편집했던 것들을 체크해 봤다.

 

책 출판과 관련된 고객에 대해 생각해 봤다. 출판사, 책을 판매하는 사람, 치과 원장, 그리고 환자, 고객을 중심에 두지 않고 필자가 중심인 편집이었다. 그 뒤 4개월여에 걸쳐 새로이 편집을 했다. 그리고 2020년 5월 대한나래출판사를 통해 ‘환자와 함께하는 치과이야기2’를 출판했다. 코로나 영향인지 아니면 아직 고객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필자의 생각이 혁신적이지 못한지, 아직까지 큰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다.

 

일의 언어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자녀가 부모를 고용해 그들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배우자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나를 계속 고용할 것인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문장이다. 자녀와 배우자가 아직까지 필자를 고용하고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리고 다행히 아직은 환자와 직원들도 필자를 고용하고 있다. 그들은 왜 아직도 나를 고용하고 있는가? 고객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히 사들이거나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그것을 구매하거나 고용한다.

 

내 가족과 환자, 직원,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소중한 이들은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기를 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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