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MZ세대를 보며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27)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복날 무더위가 한창이다. 이 더운 때 올림픽을 하는 선수들도 고생이다. 이때쯤이면 도쿄는 70% 이상 습도에 고온으로 거리에 사람조차 잘 다니지 않는다. 올림픽 축구 경기를 보면서 타국 자책골에 대해 고맙다는 자막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어의가 없었고 한심함을 넘어 심각하게 느껴졌다. 비록 상대편으로 경기는 하지만 같은 선수로서 감정적인 안타까움을 공유하지 못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깔려있지 않은 자막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 배려심 없는 자막을 쓴 사람이 20~30대일 것으로 유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MZ세대로 불리는 그들은 1등을 강요받고 자신만 잘나면 된다고 배운 세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무심코 자신이 늘 하던 대로 했을 것이며 그것이 왜 심각한 문제인지 몰랐을 것이다. 결코 필자가 그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걱정할 뿐이다.

 

필자도 그들 나이에는 몰랐기 때문이다. 우선 하루아침에 나라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유학하던 30대 중반에 IMF로 인해 생활비를 받지 못하고 살림과 자동차를 팔아서 근근이 버틴 기억이 생생하다. 얼마 전 대통령이 이제 선진국이라 했지만, 필자는 믿지 않는다. 필자뿐만 아니라 60대 이상은 믿지 않을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한국경제는 한 번에 흔들린다. 지금 올림픽 경기를 하는데 우리나라와 시차가 없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사실 우리는 동경시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차를 못 느끼지만, 실제로는 서울은 도쿄보다 30분이 늦다. 군사정부시절에 미군 군사작전 용의성과 경제적인 이유로 동경시를 사용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것들을 실제 삶 속에서 체험하고 살아온 세대들은 선진국이란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20~30대는 다르다. 그들은 실제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나라가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해 모른다. 그들은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가치가 오르지 않고 더 떨어지는 이유를 모른다. 그들은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할 필요를 모르기 때문에 배려하지 못한다, 서로 같이 집을 사지 않으면 집값이 떨어짐을 모른다. 남에게 이기는 것만 배워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각각 손가락이 손에서 출발했음을 모른다. 물론 그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기성세대들에게도 책임은 크다. 대선 출마 후보들조차 같은 당끼리 네거티브가 선을 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오죽하겠나 싶다. 늘 이런 추한 모습들만 보여주고 올바른 모습이 무엇인지 제시해주지 못하는 기성세대들 책임이 크다.

 

필자는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의 장점도 보고 있다. 그들은 기성세대가 이루지 못한 일들을 이루었다.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BTS도 있고 이번 올림픽 주역들도 그들이다. 다만 한 가지 노파심은 삶은 오름이 있으면 내림도 있고,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고,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 세대가 아직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만난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을 모른다. 상대방의 아픔을 보지 못하면 방만하기 쉬워 승리를 이어갈 수 없다.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면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내지 못한다.

 

지금 화려함과 거리에 즐비한 외제차 그리고 GNP, GDP. GNI등 수치를 보고 선진국이라고 믿는다. 이젠 대통령까지 선진국이라고 말했으니 진짜 선진국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미국이 금리를 6% 올리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허상이란 것을 모른다. FRB가 6% 올리면 우리는 9%가 됨을 모른다. 빚은 공짜가 아니고 빚을 주는 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음을 모른다. 손가락 움직임의 시작은 손이 아닌 머리다. 머리는 고사하고 다른 손가락도 같은 손에 붙어 있는 것조차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어는 날에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낼 수 있을까하는 노파심일 뿐이다.

 

상대방의 아픔을 보지 못하면 그 처지가 되었을 때 재기하기 어렵다. 다섯 손가락이 모두 다 손인 것을 손가락만 모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