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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테헤란로의 추리닝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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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84)

볼일이 있어 테헤란로의 커피숍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추리닝을 입은 젊은 여성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최근 들어 집에서 입던 추리닝조차 거리 패션이 되었다. 20대 젊은 여성들이 추리닝으로 병원에 내원하고 지하철에서도 자주 보인다. 1년 전 즈음, 화장한 얼굴에 추리닝 차림으로 유니트체어에 앉아있는 언밸런스한 환자를 처음 대하고 조금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은 필자를 돌아보며 스스로 구시대 사람이 되었음을 인정한 날이기도 했다. 테헤란로에서 본 추리닝 패션은 또 다른 감회를 주었다.

 

테헤란로는 1970년대 말경에 서울시가 테헤란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으로 명명했다. 그런 테헤란시에서 지금 히잡시위가 한창이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다치거나 사망하고 구속되는 일이 진행 중이다.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감금된 뒤에 사망한 여성이 구타를 당하였다는 의심을 받으며 촉발된 시위다. 축구경기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여성차별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히잡시위로 전개되고 있다. 여성차별에 저항하는 테헤란 여성 이미지와 추리닝 패션으로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여성 모습이 너무도 극단적인 대조를 보였다. 2022년이라는 현시대에 지구 한편에서는 추리닝을 패션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한편에서는 머리칼을 가려야 하는 히잡을 느슨하게 했다고 구타를 당한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니다. 공간이 달라지면 시간도 달라진다. 인류학에서 농경문화는 부계사회로, 유목문화는 모계사회로 진화되었다는 가설이 있다. 원시시대처럼 외부 공격이나 침입이 많아 남자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은 환경에서는 모계를 중심으로 사회가 운영되었다. 이후 농경문화의 발달로 정착하면서 부계사회로 바뀌었다. 그런 중에 지정학적으로 외적 침략을 적게 받은 곳은 부계사회가 강화되었고 침략을 많이 받은 곳은 약화되었다.

 

역사적으로 침략을 많이 받은 한민족은 여성의 지위와 귄리가 높은 사회였다. 모계와 부계사회의 기준은 통상 발언권과 성적자기결정권으로 판단한다. 유교로 여성을 구속했던 조선시대를 제외하고는 여성 권한이 남성보다 낮지 않았다. 신라나 고려시대에 성적자기결정권은 여성에게 있었다. 대표적으로 얼마든지 재가하는 것이 가능했다. 퉁구스계의 몽고종족인 한민족은 신석기시대에 가장 멀리 한반도로 이동한 유목민이 정착한 것으로 모계문화에 부계문화가 혼합되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모계사회 성향을 지녔으며, 지금도 대부분 가정에서 최종결정을 아내가 하는 것도 그 영향이라 생각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은 조선시대의 가부장적인 영향에 대한 반발이지만, 원천적으로 한민족은 모계사회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영향이 더욱 크다. 유교의 가부장제는 중국에서 시작된 문화다. 중국의 주류인 농경문화의 한족이 만든 제도로 북방 유목민족들에게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다. 만리장성 안쪽에서 만들어진 유교문화가 바깥쪽 유목인 피를 지닌 한민족의 통치이념으로 사용되면서 형성된 사상과 문화적인 이질감이 조선시대를 넘어 현시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잔존하는 남녀 불평등이 페미니즘으로 충돌하고 있지만, 아직도 히잡에서 벗어나지 못한 테헤란 여성에 비해 추리닝으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한국여성은 원천적으로 원시모계사회에서 물려받은 자신감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이후로 한때 군사정권에서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며 여성을 속박한 일이 있었다. 결국 그 정권은 몰락했다. 한민족은 여성, 특히 어머니를 중시하는 모계문화가 강하다. 대부분 가정이 어머니 중심이며, 이혼을 해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더 잘 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머니 중심 집안은 화목한 반면, 아버지 중심 집안은 불안한 경우가 많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류 또한 모계사회를 바탕으로 유목민의 정서가 포함돼 폭발력이 강하다.

 

언젠가는 테헤란로가 아닌 테헤란에서 여성들이 추리닝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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