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지금 성적표에 만족하십니까?

URL복사

박창진 논설위원

285위. 2012년 직업만족도 순위 중 치과의사의 위치이다. 백분위 점수로는 64점으로 간신히 낙제를 면하였다. 이비인후과의사는 90위, 성형외과의사는 20위, 한의사는 12위이다.

 

최근 모임에서 만난 이제 막 개원한 후배치과의사들은 임상치과의사이자 경영자인 원장으로서 첫걸음을 내딛으며 수많은 고민과 걱정거리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월급을 받으며 지내던 페이닥터 시절 자신의 모습과 원장으로서의 모습 사이에 괴리감을 느낀다는 소회부터, 어떤 치과의사가 될 것인가 하는 의미심장한 고민까지 앞을 다퉈 토로하던 그들. 경영과 인사관리, 환자와의 대인관계와 마케팅, 진료 분야의 임상적인 고민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개원의로서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직업만족도 285위. 과연 만족이란 무엇일까? Satisfaction은 satis(충분한)라는 라틴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치과의사들은 무엇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 285위에 자리한 것일까? 그렇다면 어떤 것이 충족되었을 때 ‘만족한다’고 느끼게 될지, 자문해보자. 먼저 치과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고 한다.

 

경영자이자 인사책임자, 치과의사인 원장은 직원들의 근무만족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잦은 이직과 구인난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즈음, 직원들이 직장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최근, 치과에 근무하는 직원 중 절반이 이직을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즉, 현재 치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원장들은 급여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것과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직업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Job은 보수를 받고 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Occupation은 어떤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Vocation은 천직 혹은 소명이란 의미를 가진다. 같은 의미를 지닌 Calling이란 단어도 있다. 여러분 병원의 직원은 어떤 형태의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Job이란 의미만으로 일하고 있을 수도 있고 조금 더 나아가 병원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며 자존감과 성취감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보다 궁극적으로 병원 내에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 직원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렇다면 원장인 나는 그들에게 어떠한 것을 심어주고 있을까? 다시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우리는 무엇이 충분치 못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 볼 때이다. 혹, 원장으로서 직원의 불만족 원인 중 급여가 최우선 순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스스로의 직업 만족도에 대해서도 수입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는 않았을까? 병원에서 환자를 만날 때 치아를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썩어버린 치아에 주목하고 있다면 우리의 직업만족도는 결국 수입의 고저, 그 수치로 귀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치과의사로서 Job을 넘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병원에서 실천하며 Vocation, 그 소명을 일구어가는 삶에도 값진 행복이 있을 것이다. 행복인 Happy는 행운이라는 hap이 어원이라고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병원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근무할 수 있는 것도, 나를 찾아와 믿고 치료를 맡기는 환자들과 함께하게 된 것도 행운이라고 여기며 고마운 마음으로 생활하자.

 

의료전문인이 아닌 서비스직처럼 되어버린 작금의 현실은 의료인의 직업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내 환자로부터 존중과 존경을 받고 사회에서도 그렇게 인정받는 직업이 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보수는 저절로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 모임에서 만난 그 후배에게는 지금 당장 어떻게 수입을 늘릴 것인가 보다는 어떤 치과의사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라는 고언을 남기며 자리를 마무리하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이상한 나라 Ⅲ
1940년 찰리 채플린은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연설문에서 “이성(상식)이 다스리는 사회”를 강렬하게 외쳤다. “…탐욕은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켰고, 세계를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았으며, 우리를 불행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신속함을 얻었지만 스스로를 가둬 버리고 말았습니다. 풍요로움을 가져다준 기계는 우리를 욕심 속에 버려놓았습니다.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고, 영리함은 무정하고 불친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느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기계보다는 인간성이,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비참해질 것이며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언젠가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이 인류로부터 빼앗아간 힘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인류가 목숨을 바쳐 싸우는 한 자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이런 비정상적인 자들에게, 기계의 지성과 마음을 가진 기계 인간들에게 굴복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짐승도 아닙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당신들의 마음속에는 인류에 대한 사랑이 숨 쉬고 있습니다!…이성이 다스리는 세계, 과학의 발전이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세계…”.

재테크

더보기

전고점 도전하는 미국 증시, 패시브 전략으로 대응하기

미국 증시가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며 어느새 전고점에 근접했다. 2025년 5월 중순을 지나며 S&P500 지수는 주요 저항선을 잇달아 돌파하고 있고, 투자 심리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본 칼럼에서는 현재의 미국 증시 시황을 점검하고,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대응 전략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위험자산 미국 증시와 금리 사이클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확장 국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주목받았고, 이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상 ‘첫 금리인하(B) → 경제위기(C)’ 구간에 나타나는 위험자산 상승 국면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2024년 12월 FOMC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후 연속적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하는 지금, 연준이 경제위기(C) 국면에 인접해서 다음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현재 국면은 B ~ C 구간 후반부의 위험자산 마지막 상승 구간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증시 공포 탐욕 지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CNN 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