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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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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78

1967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을 매입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1967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 2022년 3분기에만 각국 중앙은행은 약 400t 규모의 금을 매입했는데 1년 전보다 4배나 급증했다. 세계금협회(WGC)에 의하면 지난 1967년 이후 약 55년 만에 최대 속도로 금 매입이 늘고 있다고 한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신흥국이 주도했다. 튀르키예(터키)는 2022년 3분기 금 보유량을 가장 많이 늘려 약 31t이 증가했다. 튀르키예의 금 보유량은 489t으로 증가해서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금을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됐다. 튀르키예 중앙은행 준비금의 29%에 해당하는 금 보유량이다. 이어서 우즈베키스탄이 26t, 인도가 17t, 카타르가 14t의 금을 매입했다.

 

금 매입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은 중앙은행들도 상당량의 금을 사들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금 비축량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대표 국가들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인민은행(PBOC)이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을 공개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에 걸쳐 총 62t의 금을 매입했다고 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된 직후 금 보유량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및 중국과 주로 교역하는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국을 일컫는 용어)를 중심으로 러시아 루블과 중국 위안화를 위시해 달러를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과 북미의 동맹국들이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외국환거래의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협회) 제제를 통해 러시아의 자금을 동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SWIFT 회원국에 있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자금이 묶여버리는 일이 발생했는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직접 보유한 금만은 무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준비금에 달러와 미국채 대신 대체자산인 금의 편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금 편입 추세는 더 강화되고 있다.

 

‘1967년의 의미’

2022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196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는데 사실 1967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은 승리를 거뒀고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를 도입했다. 미국 달러를 금 1온스당 $35로 고정하고 다른 통화는 미국 달러에 페그(peg)하기로 한 것이다. 기축통화를 금태환 달러로 하는 금본위제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종전 후 1950년대의 미국은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소득 분배에서도 과거보다 상당한 진보가 있어 미국의 중산층이 전성기를 보낸 시대였다.

 

시간이 흘러 ‘1967년’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50만 명 이상의 미군이 베트남에 주둔 중이었고, 반대 여론은 커지고 있었다. 전쟁을 위한 지출과 재정 정책의 여파로 경제는 과열되고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로 대부분 기간 동안 2% 미만을 유지했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를 위시한 다른 국가들은 미국 달러의 가치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중앙은행을 통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달러의 매도 행렬이 거세지자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은 금본위제를 폐지했고 브레튼 우즈체제는 붕괴하게 된다. 그 후 1온스당 $35였던 금 가격은 1975년 $177까지 4년만에 5배 상승하게 된다. 그만큼 달러의 화폐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미국의 주가도 1969년부터 1982년까지 긴 하락장을 겪으면서 횡보하게 된다.

 

1973년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면서 국제질서는 격변한다. 1973년에는 1차 석유파동으로 글로벌 유가는 배럴 당 $3에서 $14까지 4.5배 급등했다. 그 후 상황이 안정되는 듯하더니 1979년에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다. 유가는 배럴 당 $40 이상으로 급등했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간 10% 이상으로 폭등했다. 1980년에는 금 가격이 온스 당 $800을 넘어섰는데 1971년 이후 9년 만에 20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중앙은행에게 금은 안전자산이자 통화 가치를 보전하는 수단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현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축통화 달러의 가치는 신용에서 나온다. 1967년 미국에 금을 맡기고 달러를 대신 가져간 각국 중앙은행의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신용을 기반으로 한 금본위제 시스템은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다. 한번 무너진 신용은 돌아오지 않았고 화폐가치의 하락은 가속화돼 1970년대를 무겁게 짓누른 물가상승의 원인이 됐다.

 

미국의 베트남 전 철수 이후 두 번의 석유파동을 거치며 걷잡을 수 없어진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중앙은행이 20%에 가까운 극단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를 거래할 때 달러만 사용하게 하고 무력을 대신 제공해줬던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구축, 그리고 50년대부터 이어진 냉전시대의 종식이 겹치며 겨우 종결됐다.

 

그렇게 미국에 의한 평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열리고 나서야 지난 2020년까지 40년간 금리가 장기간 하락하는 추세였던 디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2023년 현재 전 세계는 다시 발발하는 지정학적 균열과 전쟁으로 시작한 인플레이션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보다 달러와 미국채를 준비금으로 사용 가능하게 해준 ‘팍스 아메리카나’와 ‘페트로 달러’의 시대가 무력해지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다시 한 번 미국의 기축통화 달러가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과거 1967년 각국의 중앙은행이 그랬던 것처럼 2023년 지금 전 세계 중앙은행은 달러보다 ‘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WCG가 전 세계 57개 중앙은행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1개국 중앙은행이 금을 사 모으는 이유로 ‘금융위기 가능성’을 꼽았다고 한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지정학적 이유로 준비금이 달러에 편중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금의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결국 불확실한 시장에서 믿을 건 ‘금’이라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 자산배분에서 대체자산 금의 역할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도 개인투자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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