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의 치협 회계자금 9,000만원 인출과 반환을 둘러싼 의혹이 충청북도치과의사회(이하 충북지부) 이만규 회장의 회무 및 회계열람으로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진실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충북지부 임시대의원총회 의결을 거친 이만규 회장은 지난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 치협 회무 및 회계열람을 진행했다.
이만규 회장이 이번 치협 회무열람을 요청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치협 이사회가 “이만규 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치협 윤리위원회 회부 요청을 의결했기 때문. 이만규 회장은 지난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치협 회계 및 회무 문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이만규 회장은 지난 5일 치협 강정훈 총무이사, 윤정태 재무이사, 한진규 공보이사 등이 배석한 가운데 회무열람을 진행, 해당 치협 회기에 대한 △지출결의서 △전표 및 품위서 △계약서 △월별 카드(법인, 개인 구별) 사용내역 △월별 현금 사용내역 △외부발송공문(재무위원회, 총무위원회) 및 수납공문서(재무위원회, 총무위원회) △지출 및 수입 통장 일체 등을 열람했다.
치협 주장 “의혹 해소, 문제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강정훈 총무이사와 윤정태 재무이사, 한진규 공보이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무열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강정훈 총무이사는 “집행부 입장에서 봤을 때, 이만규 회장이 제기했던 의혹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앞으로 협회가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치협 측은 박태근 회장의 9,000만원 현금인출과 반환에 대한 부분도 해명했다. 윤정태 재무이사에 따르면, 임플란트 관련 업체 3곳으로부터 3,000만원씩 지원금을 받은 것이 사실이고, 이를 일반회계로 편입, 공동사업비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9,000만원을 인출했다는 것이다.
윤 재무이사는 “(9,000만원은) 공동사업비에서 인출이 됐고, 공동사업비 안에는 정책추진비 관·항목이 있다”며 “그런데 공동사업비에서 나간 부분을 감사단이 업무추진비라고 보고,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반환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협 재무규정 중 업무추진비는 ‘업무추진비의 지급액이 1회 동일용도에 5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이사회의 인준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윤 재무이사는 “업체가 지원한 금액 9,000만원과 공동사업비에서 인출된 금액이 일치하다 보니, 의혹이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 돈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일반회계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나간 돈은 공동사업비에서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만규 회장의 회무열람 결과에 대해 치협 측은 “의혹이 해소됐다.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치협 감사단 “업무추진비 규정 위반” 주장
충북지부 이만규 회장은 치협 회무 및 회계 열람 후 치협 감사단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고, 감사단은 지난 25일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감사단에 따르면, 공동사업비조로 인출된 금액은 지난해 2월 23일과 25일, 28일 각각 3,300만원씩 인출됐고, 그 사용처에 대해서는 박태근 회장이 밝힐 수 없다고 했다는 것.
감사단은 답변서에서 “2022년 3월 24일, 25일 후반기 정기 감사 때 박태근 회장은 3,000만원씩 3회에 걸쳐 현금으로 총 9,000만원을 인출하였음을 본인이 확인했고, 인출된 9,000만원은 이미 모두 사용됐고, 사용처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며 “이미 지출이 됐다는 9,000만원이 감사단에서 반환 요청공문(2022.03.30.)이 발송된 후 2회에 걸쳐(2022.03.30, 2022.04.01.) 치협으로 반환된 이유는 박태근 회장이 해명을 해야할 부분이라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사업비조로 인출된 돈이 업체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맞는지에 대해 감사단은 “업체 지원금으로 판단된다”고도 밝혔다.
그렇다면 감사단은 왜 공동사업비조로 9,000만원이 인출된 것을 문제 삼은 것일까. 감사단에 따르면, 이는 ‘업무추진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단은 “협회에서 3개 업체에 보낸 공문에 ‘우리 협회에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등을 비롯한 치과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추진 지원금을 협조 요청 드립니다’로 적시된 바, 비록 인출된 9,000만원이 잡수입 계정으로 들어와 공동사업비 항목으로 옮겨진 후 인출됐다고는 하지만, 업체가 지원한 목적이 정책추진 지원금으로 보낸다고 적시한 이 돈은 명확히 업무추진비 성격을 띤다”며 “업무추진비가 아니라고 강변을 할지라도 ‘금전출납은 사유가 간단명료하고 정확하게 기재된 증빙서류와 사전의 영수증에 의해 지불해야 한다’는 재무업무규정 제26조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이만규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제기하면서 업체 지원금이 ‘임플란트 반품 공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감사단 측에 따르면, 임플란트 반품 공문은 박태근 회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회의록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감사단은 “만약 박태근 회장의 지시에 의해 공문이 작성되고, 이사회에 상정됐다면, 이 부분은 박태근 회장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충북지부 이만규 회장은 다음달 2일(목요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번 회무, 회계열람 결과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