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 (월)

  • 맑음동두천 -5.8℃
  • 맑음강릉 3.5℃
  • 맑음서울 -1.8℃
  • 맑음대전 -0.2℃
  • 구름조금대구 2.8℃
  • 구름많음울산 3.5℃
  • 맑음광주 1.7℃
  • 맑음부산 4.2℃
  • 구름조금고창 0.6℃
  • 구름많음제주 7.0℃
  • 맑음강화 -2.1℃
  • 맑음보은 -4.3℃
  • 구름많음금산 -4.2℃
  • 맑음강진군 4.6℃
  • 구름많음경주시 1.7℃
  • 맑음거제 3.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2013년 이후, 판은 누가 짤 것인가?

URL복사

박준호 논설위원

늘 움찔거리고, 늘 당황하고, 늘 허둥댄다.

 

보건정책이 바뀔 때마다 우리 치과계의 반응은 늘 그러하다.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얘기가 ‘진작 준비를 했어야 했다’이고, ‘연구가 필요하다’이며, ‘왜 우리는 여태껏 대안을 준비하지 못했나’이다.

 

이번 노인틀니 급여화와 관련해서도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담아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돌이켜보면 노인틀니 급여화가 그렇게 갑작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갑작스럽다고 여기는 정책들은 실상 오래 전부터 기획되고 논의되고 준비되어 오던 것들이다. 적어도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2009~2013년)’을 발표한 바 있다. 물론 3년이 지난 지금, 우리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분명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의 계획을 담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은 사실상 5년간 치과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예견서라 해도 다름이 없었다.

 

2009년 치아홈메우기, 2012년 노인틀니 급여화, 2013년 치석제거 보험급여 범위 확대까지, 치과분야에서는 3가지 주요 사업이 이미 계획되어 있었으며, 현재 그 계획은 부지런히 실행되고 있는 중이다.

 

한번 세워지고 발표된 계획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우리는 빼도 박도 못하고 정부 계획에 따라 이를 진행해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 계획이 발표된 후에는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친다 해도 큰 줄기를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는 얘기다.

 

우리가 정말 안타까워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판이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그 판 내에서 말을 움직여 최대한 옳다고 판단되는 쪽으로 이끌어나가는 것밖에는 없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아니 그 계획이 세워지기 전에 네모나게 혹은 세모나게, 아니면 동그랗게 그 판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깊게 관여하여, 방향과 계획을 제시하여왔다면 어떠했을까? 아마,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물론, 주어진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음 판을 어떻게 짤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놓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 아니면 2014년, 혹은 2015년 그 이후에 대해 우리 치과계 스스로 치과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 미리 구상하고 계획하고, 그림을 그려놓아야만 할 것이다.

 

자, 이제 스스로에게 자문해볼 시간이다.
2013년 그 이후에 대한 준비가 우리는 되어있는가? 만약 대답에 자신이 없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또다시 어떻게 손 써볼 틈도 없이 이미 세워진 그들의 계획안에 내던져지게 될 테니 말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송년(送年) 그리고 항룡유회(亢龍有悔)
올해 갑진년 마지막 글을 쓰려니 떠오른 문구가 있다. 亢龍有悔(항룡유회) 窮之災也(궁지재야)다. 이 문구는 우리 선조들이 공부하였던 사서삼경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공부하는 역경(주역)의 제일 첫 번째인 건괘에 제일 윗 효에 나오는 문구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할 때가 있다’는 의미다. 건괘의 시작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첫 효로 ‘潛龍勿用(잠룡물용)’이다. 땅속 깊이 있는 용은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다. 그에 상응하는 가장 위에 있고 마지막 효가 亢龍有悔(항룡유회)’로 더 이상 진전하지 말고 謙遜自重(겸손자중)하라는 뜻이다. 오를 대로 올라갔으니 만족할 줄 알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고 경고한다. 동양철학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음을 기본으로 한다(유시유종 有始有終). 역경의 시작은 잠룡이 뜻을 세운 후에 가만히 때를 기다리라 하고, 오르는 용은 끝까지 오르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끝까지 오른 용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서 내려오는 것만 남았음을 의미하고, 또 높이 오른 용을 밑을 내려다보지 않기 때문에 교만해지는 인간의 마음을 경계하라고 하였다. 늘 그렇듯이 ‘송년’하면 ‘

재테크

더보기

신고가 랠리와 이후 조정에 대비하기 | 자산배분으로 읽는 2025년 미국 증시 S&P500 전망

최근 미국 증시가 신고가 랠리를 시작할 조짐을 보이며,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는 본지 기고를 통해 2024년 12월 자산배분 비중 전략을 다루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을 A ~ B ~ C 구간으로 구분하고, 각 국면에 따른 자산별 매수매도 전략을 소개해 왔다. 금리 사이클에 따른 자산배분 매매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이클의 큰 흐름과 방향성에 집중하고, 단기적 관점에서 대중 심리 지표나 프랙탈 분석 등을 활용해 매매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자산배분은 단순히 한두 종목이나 특정 자산시장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금리고점(A) 시기에 저점에 있는 금, 달러, 미국채 등을 위험자산 헤지(hedge)를 위해 편입을 시작하고, B ~ C 사이 위험자산인 미국 증시나 비트코인이 고점에 접근하게 되면 C 전에 비중을 축소하는 식으로 사이클 투자를 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2023년 8월 금리고점(A) 전후로 달러와 금, 비트코인을 저가에 편입했고 B~C 구간 랠리 초반에 들어서 있는 현재 성공적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미국 금리가 고점일 때 저평가된 안전자산(달러, 금)을 미리 확보하고, B 이후 위험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