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3대 회장단 선거가 박태근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난 9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 불거진 A전문지의 대가성 기사 작성 제안 및 거래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선 최치원, 장재완, 김민겸 후보 공동성명에서, 세 후보 모두 문제의 A전문지로부터 대가성 기사작성 관련 제안서을 받았다고 폭로했지만, 당선자인 박태근 회장 측은 “제안서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치원, 장재완, 김민겸 세 후보 캠프는 결선투표를 하루 전인 지난 8일 공동성명에서 “박태근 후보의 불법금품선거를 고발한다”며 “선거가 시작되자 A전문지 B기자가 후보 모두에게 접근해 자신에게 돈을 주면 선거에 이길 수 있게 기사를 써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전문지는 공동성명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면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박태근 당선인 측 또한 세 후보의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언급된 언론사의 제안서나 견적서를 받은 바 없다”면서 “성명서 관련 작성 및 유포자는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A전문지 B기자는 박태근 후보에게 제안서를 보낸 사실이 없다면서, 세 후보의 공동성명서가 배포된 단체 대화방에 반박하는 입장을 올렸다.
A전문지 기자는 “김민겸, 장재완, 최치원 세 후보에게만 제안서를 전달했다. 박태근 캠프에는 제안서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4개 캠프에 모두 보내 박태근 캠프에서만 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박태근 캠프엔 보내지 않았다. 이것은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한 모함이자 선거를 앞둔 전형적인 프레임 씌우기다”고 밝혔다. 최소한 3개 캠프에 제안서를 보낸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전문지가 대가를 전제로 기사작성 제안서를 후보 캠프에 전달, 이를 후보자들이 폭로한 초유의 이번 사건에 대한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치협 회원인 P원장은 관련 기사가 포스팅된 SNS 게시물에 “이 사건은 후보가 기자를 매수해 선거에 이용한 것이 아니다. 소위 기자가 후보를 매수하려고 한 상황”이라며 “치과의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치과계 기자가 치협 회장단 선거를 돈벌이 기회로 보고 있다는 점에 분노해야 할 것이고, 선거 후에도 반드시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P원장은 선거 이후인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치과의사들의 대표를 뽑은 과정은 부끄럽지 않았는가?”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 및 서명 페이지를 포스팅했다. 설문은 이번 선거가 과연 공정하게 치러졌는지를 복기하고, 전문지의 대가성 기사 작성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
설문에서는 먼저 ‘33대 협회장 선거운동은 선거규정에 부합됐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고, 선관위가 발송의 주체가 아닌 홍보 문자를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특히, 선관위가 3월 9일 기호 2번 후보에 대해 ‘치과계 언론사를 이용한 홍보방식을 통한 선거운동은 위반’으로 결의하고 징계공고문을 공지한 것과 관련해 ‘기사 등을 특정인 위주로 작성하거나 신문사의 구독자 이메일을 이용해 특정 후보의 선거 운동을 대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P원장은 설문과 더불어 재발방지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피력했다. 서명문에는 “이번 선거에서 언론사의 대가성 기사 작성 견적서 배포와 이메일을 통한 특정 후보 홍보물 발송 대행, 선거기간 중 문자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 등이 선거의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치과계의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에서 업체가 영업행위를 하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후보 4명은 이 사안에 대해 협심해 규명하고 그 결과를 유권자인 회원에게 명명백백하게 공유하길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P원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위임진료를 하는 것을 인정하고 사무장 덤핑치과를 운영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라며 “우리가 아닌 다음 세대 치과계를 위해 바로 잡아야 한다. '협회장은 기사로 표를 만들어 가는 것, 돈으로 기사를 써서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 과연 치과의사 대표를 뽑은 과정이 부끄럽지 않았는가?”라고 이번 설문조사와 서명운동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