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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농사와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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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11)

어제 저녁 모임을 가는데 가벼운 옷차림 탓에 한기가 스며들었다. 최근 일교차가 10도를 넘고 오전엔 3~7도에서 오후엔 17~21도를 넘나든다. 이런 기온 탓에 4월 말인 지금에도 옷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거리에는 가볍게 봄옷을 입은 사람부터 겨울옷을 입은 사람들이 혼재되어있다.

 

4월 말인데 지금도 추운 것은 문제가 있다. 사람이야 옷을 벗고 입을 수 있으나 식물은 다르다. 특히 기온에 예민한 꽃은 문제가 크다.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예년보다 과수나무들이 꽃을 일찍 피웠는데 최근 한파로 냉해를 입어 펴보지도 못한 꽃들이 시들었다. 이런 꽃에서 과실이 열릴지 알 수 없다. 추석 때 수확되는 대표적인 과일인 배와 사과가 가장 큰 냉해를 입었다. 이상고온 이후에 온 한파로 배꽃이 90% 정도 피해를 입은 곳이 있다. 과수농가 중에 일찌감치 포기한 곳도 있다.

 

이상기온은 옷을 고르는 실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단계를 넘어 먹거리까지 침범했다. 이제 이상기온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우리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수많은 학자들이 주장해온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 체감되는 레벨에 올랐다.

 

최근에 출간된 <호모 히브리스>에서 작가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20세기를 지나면서 호모 히브리스로 변했다고 했다. 히브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내로 오만과 방종, 불손, 교만의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다. 지구 역사관점에서 보면 현생인류는 아주 짧은 순간에 지구를 정복하고 이젠 파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인간은 지구가 배출한 가장 지적인 존재이지만, 자기 파괴적으로 끊임없이 팽창하고, 소비하고, 정복하여 고갈시키려는 충동을 지녔다.

 

인간의 탐욕은 파괴적 속도로 진화하여 정점을 향해 끝없이 달려왔고 이제 극복하든가 파멸하든가 결정해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 현생인류는 순응하지 않고 극복하는 존재였고 수많은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후손이기 때문에 지금 극단에 처한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희망을 제시했다. 다만 인간 유전자에 새겨진 자기 파괴의 충동을 자극하면 안 된다고 전제했다.

 

인류 파멸을 예측하는 과학자나 예언가들은 많았다. 유전자조작으로 탄생하는 슈퍼인류에게 현생인류가 소멸당한다고 주장한 호킹 박사는 기후 온난화로 인류가 지구를 포기하고 화성으로 이주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였다. 거침없이 오만하고 교만한 존재인 인류가 짧은 시간 동안 만들어낸 환경파괴에 의한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2월 여수 양식장에서 한파로 냉해를 입은 물고기 290만 마리가 폐사했다. 4월 들어 진주와 하동군의 배꽃은 90% 정도 피해를 입었고, 세종 복숭아는 75% 정도가 냉해를 입었다. 어제 태국과 인도 등 아시아 일부에서 체감온도 54도의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었다. 태국에서는 당분간 40도가 넘는 이상 고온이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스페인도 이번 주에 40도까지 오르는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지금 냉해를 입고 있는 한국은 올여름에 폭염이 예고돼 있다. 이제 지구온난화는 이상기온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기온이란 예측불가하단 의미다.

 

그동안 기온은 태양의 위치에 따라 예측이 가능했고 그렇게 만든 것이 24절기다. 24절기에 맞춰 농사를 짓던 농부들은 이제 예측 불가한 이상기후로 인해 혼란스러워졌다. 인류가 입힌 피해가 이젠 지구 자정능력을 초과하여 이상기온으로 나타났다. 혹자는 자연의 역습이라고 말하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면 인류가 지구의 항상성을 파괴한 것이다.

 

농부는 씨를 심고 땅속에서 싹이 올라올 때까지 땅과 그동안 흘린 땀을 믿어야 한다. 또 싹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열심히 가꾸면 되었다. 물론 장마로 인한 침수나 태풍으로 유실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른 더위와 한파로 인한 냉해는 예측 불가하다. 이제 농민은 예측할 수 없는 대상과 씨름해야 한다. 인간의 오만이 만든 결과다. ‘히브리스’는 더 이상 신에게 도전하는 오만을 버리지 않으면 파멸되니 늘 경계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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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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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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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