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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휴일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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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95)

“선생님, 드디어 남편이 일요일에 TV 야구를 안 보기로 했어요!^^”하고 뿌듯한 듯 제자가 이야기 한다. 개업의를 남편으로 둔 제자이다.

 

같은 직종의 종사자로 같이 일하고 힘든데 남편이 휴일에 설거지도, 아이를 돌보는 일 등의 가사 일도 전혀 돕지 않는다는 것이 전부터 불만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왜 그리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친구들은 모두 남편이 가사 일을 도와주는데…”라고 답변하였다. 이에 필자가 “그럼 다른 직장인 남편보다 의사라서 경제적으로 나을텐데 그것에 대한 보상은 무엇으로 해 주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남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못 받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 받아야한다는 욕심인 것인가? 물론 아내에게 휴일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은 본인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남편에게도 잘못은 있다.

 

그런데 야구장에 직접 가서 현장에서 생맥주 한 잔 마시며 목이 터져라 응원하며 관람하고 싶은 마음을 접은 이유가 휴일에 가족을 버리고 나간다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십분 양보해서 집에서 TV를 보는 마음을 아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야구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꺼내면 마치 외계인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 할 말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코미디에 나오는 대사처럼 “야구장에서 생맥주 한 잔 들이키며 소리 한번 질러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이다. 그래서 필자가 “휴일에 집에서 TV 보는 남편이 아침 일찍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하는 이야기가 집에서 이젠 야구 시청을 안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인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접었다는 것은 비록 거래에는 응하였지만 결국은 참음에 대한 후유증이 올 것이고 그것은 다른 무엇인가로 터져 나오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그래서 필자는 “거래를 하지 말고 TV 시청이라는 선물을 남편에게 주면 안되나? 감동할 텐데…”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항상 먼저 받고 후에 사랑을 확인하고 주려는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모두가 그러 하기에 받지 못해서 주지를 못한다. 이를 소통의 부재라고도 말한다. 이에 필자는 먼저 주라고 한다. 먼저 주면 받은 자가 풀기 시작한다. 서로 공감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성공해서 행복해지는 시대라기보다는 행복해야 성공하는 시대이다. 지금까지 받으면 주려고 얼마나 많이 준비하고 쌓아놓았던가? 받지 못해서 베풀지 못한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먼저 푼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다.

 

주고받는 거래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TV 시청이란 선물을 준다면 말은 안 해도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는 TV 시청을 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이해해준다는 것에 대한 감동이다. 지금은 너나없이 모두가 힘든 때이다. 그러니 남편들도 휴일은 집에서 정말 쉬고 싶다. 아무런 간섭도 없이 쉬고 싶은 마음뿐일 게다. 그런데 아내는 휴일에 밀린 가사 일들을 해야만 한다. 특히 일을 미루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가득 쌓인 가사 일을 바라보며 마음이 바쁜 아내의 눈에 빈둥거리는 남편의 모습이 절대로 곱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것은 이 시대 모든 맞벌이 부부의 애환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하고 도와주어야 하건만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여자의 뇌는 좌우뇌가 소통하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이 가능하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남편 일에 참견도 한다. 즉,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놀이를 하는 것이다. 남편 일에 참견하는 것도 놀이이다. 그러나 남자는 다르다. 좌·우 뇌가 소통하지 않기에 한 가지 일 밖에 못 한다. 따라서 남자는 가사 일을 하는 순간부터 일에 집중하니 결국 쉬지 못하게 된다. 즉, 일의 연속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가사 일을 기피하는 것이고 이를 보는 아내는 남편이 한없이 미울 것이다.

 

이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음을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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