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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운 좋아 먼저 태어난 선배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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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논설위원

커다란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은 본디 야자수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로 우거진 생명이 넘치는 섬이었다. 숲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야생 조류와 동물들, 나무로 배를 만들어 고래잡이도 하면서 그 섬의 원주민들은 풍요로운 사회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와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모아이 석상을 각 부족이 경쟁적으로 제작하는 광풍이 섬을 지배하게 되어버렸다.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소모적인 경쟁을 통해 삼림의 무분별한 벌채가 이뤄졌고 이는 사냥, 고래잡이 등 섬사람들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수백 년에 걸친 변화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삼림의 벌채라는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못 하고 부족 간의 전투와 소모적인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섬에 나무가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되고 원주민들의 문명은 쇠퇴하여 인육 풍습까지 등장할 정도로 섬이 흉흉해지기에 이르렀다. 훗날 서양인들이 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과거의 비옥했던 섬이 아닌 빈곤하고 황량한 불모지였을 뿐이다.

 

1995년 Discovery지에 Jared Diamond가 이스터 섬에 관해 당시 상황을 그려본 유명한 글을 인용해본다. [점점 나무들이 없어지고, 작아지고, 그리고 덜 중요한 것이 되어갔다. 과실을 맺을 수 있는 최후의 야자수가 쓰러질 무렵에는 이미 야자수는 섬의 경제생활에서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남은 것은 어린 야자수 묘목들과 덤불뿐이었다. 아무도 마지막 한 그루의 야자수가 쓰러지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몰락의 과정에서 최후의 희망마저 사라지는 결정적 순간은 성숙한 아름드리나무가 쿵 쓰러지는 순간이 아니라 새롭게 자라나야 할 어린나무가 맥없이 꺾이는 순간이다. ‘이것이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그것은 쾅 하는 포성이 아니라 흐느낌과 같이 온다.’ T.S. 엘리엇의 The Hollow men의 마지막 구절이다.

 

여기까지가 타 신문에 10년 전에 기고했던 글의 일부다. 어느 순간 내 기억에서 follow-up loss 되었다가, 사소한 이유로 다시 생각나서 찾아보게 되었다.

 

현재 치과계는 10년 전보다 어린나무에게 가혹한 환경이 되었다. 최근 입학하고 졸업하는 후배들은 과거 150만원, 200만원 임플란트 시대를 경험해본 적조차 없는 세대다. 지하철 광고에서 99, 88플란트를 보며 치대를 다니고, 졸업해보니 55, 66플란트를 경험하는 기분은 어떤 느낌일지 운 좋게 먼저 태어난 선배들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가격이 한없이 낮아지는 것만 보고 자란 세대. 무엇이 건전한 가격인가에 대해 논의하기엔 생존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세대.

 

이른바 ‘건전한 페이 자리’는 환상 속 유니콘처럼 귀해졌으며, ‘대형덤핑페이’를 경험한 후배들은 그에 동화되고 내재화하여 비슷비슷한 덤핑치과를 개원한다. 이제는 덤핑이 만연하여 그렇게 문제인가 무감각해지는 시대. 양심과 로망을 지키는 바보는 바보가 돼버리는 시대. 덤핑이 강연도 하고, 감투도 쓰며 모두 무감각해지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후배 치과의사들이 덤핑이나 꼼수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성장할 수 있는 진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면허를 따고 개원할 때까지의 경험을 어떤 식으로든 관리를 해줘야 한다. 없으면 고민하고 만들어내야 한다. 이게 너무 시급해서 솔직히 다른 문제가 뭐 그리 중한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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