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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회학과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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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88)

얼마 전 대구대학교 캠퍼스에서 사회학과 장례식을 치르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학교 측에서 사회학과를 한계학과로 정하고 2025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열렸다. 이미 전국의 대학교에서 일명 ‘문사철’이라 불리는 어문학과·역사학과·철학과는 사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경북대 불어교육, 한국외국어대 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말레이·인도네시아학과와 글로벌자유전공학부(자연), 명지대 철학과·수학과·물리학과·바둑학과가 폐지됐다. 지난해에만 전국 대학에서 1,118개 학과가 없어졌다. 특히 독문과와 불문과가 없어진 학교가 적지 않다. 반면 취업중심학과인 사회복지, 경찰행정, 보건재활, 웹툰전공, 게임학과, 스포츠헬스케어학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30년 전에는 4년제 종합대학과 2년제 전문대학으로 나누어져서 4년제에서는 학문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전문대학에서는 기술위주 학과로 구성했었다. 그러다가 학력 인플레이션 시대가 되면서 90년대 말에 전문대학이 대학으로 바뀌었고, 2010년대에 약대가 6년제로 바뀌는 시점에 대학·대학교를 자유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었다. 이때 치위생과도 2년제에서 3년이나 4년제로 바뀌었다. 그렇게 생긴 학력 인플레이션 시대가 지나고 이제 다시 전문대학 시절과 유사한 취업중심학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근래에 지방에는 많은 대학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하고 폐과하거나 폐교하고 있다. 이 현상 또한 이미 20여 년 전 지방에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길 때 예견된 일이었다. 물론 시대에 따라 인기 있는 학과는 늘 변해왔다. 80년대 초반에는 공과대학에서 원자력공학이 최고였다. 90년대는 전자공학과 한의대가 인기학과였고, 2000년대는 정보공학이었다. 2010년대는 의대·치대·약대·수의대가 인기가 있었고, 2020년대는 모든 것을 제치고 의대다. 이런 와중에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고사되고 있는 현실이다.

 

얼마 전 수도권에 위치한 약학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학원생과 연구생이 모두 외국인 유학생인 것을 보고 놀랐다. 자연과학과 기초과학 분야는 그나마 유학생으로 유지되고 명맥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인문학과에서는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구대에서 사회학과가 폐과 수순을 밟는 것이 안타깝지만 피치 못할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인기학과에 인문학이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다보면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밸런스가 깨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학교에서 인문학 내용은 배제되었는데 학과마저 사라지면서 기초인문학의 인프라가 소멸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일제강점기 이후 초창기 인문학은 일본에서 들어왔고, 70년대 이후에는 미국에서 들어왔다. 그 이후에 많은 다양성을 지녔다. 90년대부터 배고픈 학문이라는 오명을 들으면서도 명맥은 유지했는데, 이제는 배고픈 학과를 넘어 폐과에 이르렀다. 비록 돈이 되지 않더라도 대학교에서 학문적인 명맥을 이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대학들이 미국대학처럼 기부금을 많이 받거나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충족하게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니 결국 학생이 적은 학과는 폐과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학교들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폐과로 인한 문제는 학생보다 연구하는 교수들이 갈 곳을 잃음으로써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의 기초학문들이 회복 불능 정도로 인프라가 소멸되는 것이다. 명지대에서 철학과·수학과·물리학과를 폐과시킨 것은 충격적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의·치학에서 해부학을 없앤 것과도 같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은 미국에서 유학생에게 5년간 비자 연장을 해줄 정도로 핵심역량강화 학문이다.

 

이 폐과 소식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학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기초학문이 흔들리면 그것을 기반으로 출발하는 응용학문들이 한계에 부딪치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더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된다. 백년지대계인 학문이 고작 삼년지대계로 하락하는 사태가 위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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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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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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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