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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레바논에서 발생한 신성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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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54)

이스라엘 병사가 레바논의 예수상을 파괴하는 사진은 25년 전 아프카니스탄에서 바미안 석불이 파괴되던 일을 떠올리며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종교적 성인인 부처나 예수님 상에 저 정도 짓을 한다면 포로나 피점령지 사람들에게 행할 짓은 미뤄 짐작이 된다.

 

종교적 상징물을 파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선민사상이다. 내가 믿는 신이 최고니 나머지는 모두 우상이고 미신이라서 무슨 짓을 해도 본인이 믿는 신을 위한 잘한 짓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령신앙이 없는 것이다. 정령신앙은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는 신앙이다. 이는 고등종교가 발달하기 전에 원시 종교형태였으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민속종교 형태로 남아있다.

 

예를 들면 만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불상이나 예수상을 실수라도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히면 그날부터 꿈자리가 사납고 잠을 설치게 된다. 천벌을 두려워하는 것도 정령신앙의 일종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종교가 들어오고 정착과정에서 종교적 박해는 심하게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종교 간에 유혈사태는 없었다. 그 근간이 정령신앙이다. 상대 종교의 신이나 상징물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히 해하려 하지 못한다.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 민족은 3일에 1번은 전쟁을 했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침략을 받았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등에서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반만년 역사 동안 한반도가 겪은 외세의 침략은 총 931회 정도로 기록되어 있다. 수많은 침략을 받을 때마다 가장 필요하고 아쉬운 것은 항상 머리 수였다. 평소에 친하고 미워하고는 별개 문제로 적으로부터 살기 위해서는 미운 자도 타 종교인도 모두 뭉쳐야 한다는 것이 유전자 속에 깊이 심어져있다. 우리나라에서 종교전쟁이 발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자식이 대학에 떨어지면 다니던 종교를 바꾸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생각한다. 가족마다 종교가 다른 것도 용인된다. 종교인이면서도 무속에 가서 점을 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모든 행동은 근본적으로 모든 생명체를 포함해서 무생물조차도 영혼이 있다는 정령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식물도 아파해서 함부로 꽃도 꺾지 않고 등산하며 돌 하나도 가지런히 올려놓고 전 국민이 태몽을 꾼다. 이 모두 정령사상이다.

 

정령사상이 인간에게 연결되면 홍익인간이 된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하늘이 용서하지 않는 천벌을 받는다는 사상이다. 결국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어떤 종교가 되었든지 신성모독은 불가능하다. 간혹 극단적인 맹신도들이 사찰에 들어가서 소란을 피우기는 하지만 그들도 결국엔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정령신양은 우리 민족 유전인자에 깊숙이 뿌리 내려진 집단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렇듯이 이스라엘은 유대교가 집단적 선민사상으로 뿌리를 내린듯하다. 기독교에서 모두가 받아들이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결과로 오늘날 레바논 예수상 파괴가 자행되었다. 지난 세계역사를 돌아보면 종교적 상징물을 파괴하는 집단은 대부분 정상이 아니었다.

 

2001년 아프카니스탄에서 모든 불상을 파괴한 탈레반, 2015년 시리아 고대도시에서 로마시대 벨신전과 바알샤민신전을 파괴한 IS, 60년 전 중국 전통 사찰과 도교 사원을 파괴한 문화혁명 등, 종교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로 많은 종교 상징물이 파괴되었다. 사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종교적 상징물이라기보다는 문화유산이라 보는 것이 옳다.

 

로마시대 만들어진 신전을 파괴하는 것이 지금 신앙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이미 죽은 로마시대 신들과 싸운다. 레바논 예수상을 파괴하여 이스라엘 병사는 무엇을 얻는가.

 

두 가지가 유추된다. 유대교가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이다. 두 번째는 점령지 레바논 주민에 대한 신앙을 말살하려는 공포정치다. 머리가 파손된 체 거꾸로 구덩이에 처박히는 예수상 사진 한 장이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이유다. 어떤 이유였든지 종교적인 탄압은 반인류적인 범죄다. 중세 마녀사냥처럼 역사적으로 다름을 잘못이라 인식하며 수많은 범죄가 자행되었다.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 보편적 인류애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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