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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편 가르기 구도의 틀에서 왜 못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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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일상에서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에 반하는 증거나 사실은 외면하는 인지편향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한번 밉게 본 사람의 행동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

 

인지편향(cognitive bias)은 우리가 받아들인 정보를 해석하여 판단할 때 객관적인 사실보다 현재의 감정, 지난 경험, 특히 선입견을 개입해 왜곡된 결론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고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수도 없고, 판단할 수도 없는 상태다.

 

확증편향은 1960년대에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Peter Wason)이 제시했다. 피터 웨이슨은 정보가 복잡하고 불분명한 현실에서 자신의 신념에 맞는 정보를 찾는 것이 능숙하다는 전제에 주목했다. 논리학적 관점에서 확증편향은 ‘불완전 증거의 오류 또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 할 때 뒷받침할 증거나 자료만 선택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마케팅 용어에서 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를 체리피커(cherry picker)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편협한 증거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이나, 체리가 올려져 있는 케이크에서 비싼 체리만 골라 먹는 소비자를 빗댄 말이다. 확증편향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현재 사실을 중심으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과거 사례와 비슷한 쪽으로 이해하려 할 때도 나타난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많이 나타난다. “예전엔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괜찮겠지”하는 식의 확증편향이 그렇다. 또한 보통 사람보다는 전문가들이 확증편향의 포로가 되기 쉽다. 전문가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직업적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뉴스에 대서특필되는 대형 사고의 이면에는 전문가라고 하는 관리자들의 확증편향이 작용한 경우가 많다. 위험 신호가 있어도 관리자는 ‘안전하다’는 자료나 증거만 보려 할 뿐 경고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확증편향이다. 경험이 많다고 자신하는 사람조차 방대한 정보를 접하면서도 자신의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보고 싶은 정보만 본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대기업 경영자가 기업의 경영 전략을 이미 정해놓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최신 정보를 무시하고, 이런 이유로 기업의 성장 동력이 실패로 끝나는 것과 비슷하다. 선거를 바라보는 눈도 이와 마찬가지다.

 

학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학자라면 자기 생각과 다른 사실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사고를 전제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선 당장 논문과 같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자기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정보만을 찾기에 바쁘다. 학생들에게는 확증편향이라는 불완전한 논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확증편향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같이 확증편향은 논쟁이나 토론의 가치에 대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 사람은 별로야”라고 마음먹으면 그 사람의 작은 실수는 크게 보이고, 좋은 행동이나 가치는 잘 안 보이는 것이 작금의 편 가르기 구도를 못 벗어나는 이유다. 물론 우리는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걸 어려워한다. 그래서 “내 생각이 옳다”는 점을 유지하기 위해 확증편향이 생긴다. 또한, 특정 집단의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면 그 집단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끼고, 소속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확증편향이 생기기도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더라도 집단에서 “그 사람은 별로야”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면 소속감과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평가를 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친분이 있거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의견은 더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 싫어하는 사람의 의견은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는 그것 또한 확증편향이다. 다시 한번 우리가 왜 편 가르기 구도의 틀에서 못 벗어나는지 질문해 볼 때다. 그 질문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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