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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왼손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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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지난 연말 뜻하지 않게 낙상을 하여 오른팔의 요골과 척골의 분쇄골절을 경험하게 되었다. 진료를 일찍 마치고 동네 정형외과에 가서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요골은 Y자 형으로, 척골 경상 돌기의 외측 면이 파절된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뼈가 부러진 채로 환자를 봤다니 많이 아프지 않았냐고, 직업이 직업인지라 걱정하는 의사선생님이 성인은 깁스를 하더라도 뼈가 붙지 않으니 국소 마취하에 핀으로 고정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겨드랑이 부위 액와 신경을 초음파로 감지하며 리도카인으로 마취를 하고나니 꼼짝없이 오른팔이 내 팔이 아니었다.

 

잠시 후 실시간 방사선 촬영 장비인 C-arm을 놓고, 전동드릴로 핀을 위치시키는데, 내 눈으로 뼈를 관통하는 것을 생중계처럼 보고 있자니 통증보다는 신기함으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러진 부위를 정복할 때는 아무리 국소마취를 했다고 해도 통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하나의 핀은 척골까지 관통하고, 두 개의 핀은 요골을 고정하는데 사용되었다. 피부 밖으로 나온 핀을 보니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깁스를 하여 손목을 고정하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 당시에는 내일 환자를 걱정할 겨를이 없었다.

 

다음날부터 익숙하지 않은 왼손으로 일상생활을 하게 되었다. 매일 책상에서 잡게 되는 컴퓨터 마우스나 스마트폰 자판을 왼손만을 사용하게 되었고, 식사도 왼손으로 문을 여닫을 때도 왼손으로만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식사할 때는 음식을 흘리기 다반사고, 문을 잠그거나 열 때 열쇠를 제대로 맞추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오른쪽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고 절묘하게 깁스하여 진료가 가능하였다. 평소 중간크기의 소독장갑을 쓰다가 다친 오른손에는 가장 큰 장갑을 사용하였다. 혼자 장갑을 착용하기도 힘들어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고 많은 힘이 요구되는 사랑니 발치는 가능하지 않았다.

 

수련의 시절 호기심으로 치석제거술이나 치근활택술시 기구를 왼손으로 잡고 시술한 적이 있다. 실제 해보니 환자의 좌측 부위는 오른손으로 하는 것 보다 왼손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또한 근관치료 시 근관충전을 시행할 때 오른손으로 핀셋을 쓰고 왼손으로 spreader를 사용하면  측방 가압법에 있어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오른손을 다치니 평소에 치경이나 연조직 견축에만 사용하던 왼손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또한, 깁스한 오른손이 그저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손목이 고정되니 보철을 위한 치아 삭제 시 일정한 각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힘을 빼니 보이지 않던 기구의 유용성을 알 수도 있었다. 특히 임플란트 식립 시 손목이 움직여 각도가 나빠지는 습관(이른바 ‘곡괭이질’이라 한다)을 지닌 초보들은 손목을 고정하는 보조기구 착용을 권장하고 싶기도 했다. 

 

해마다 2월이면 새로 교부된 면허증을 들고 치과의사의 길로 들어서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혹시 오른손 사용자라면 왼손으로 일상생활과 조금씩 진료도 해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시작은 식사할 때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부터다. 그리고 치석제거나 치근활택 시 기구사용과 기계는 초음파 치석제거기부터다. 양쪽 손을 사용하는 이들을 양수잡이라고 하는데 치과진료는 양수잡이에게 더 적합한 것 같다.

 

외부에 의하여 조건이 제한되어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쓰지 않던 것을 사용하면 처음에는 불편하고 힘들지만 적응이 되면 평생 잊지 않는 것 같다. 깁스하고 있는 도중, 왼손으로 훌륭히 식사하는 교수님을 뵌 적이 있다. 그분도 고등학교 시절에 팔을 다쳐 왼손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잘 사용하신다고 하셨다. 포크를 사용하여 왼손으로 식사하는 필자를 보더니 절박함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충고하신다.

 

현재 필자는 깁스를 풀고 다시 예전이 생활로 돌아왔지만, 어느새 왼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예전보다 더 능력을 발휘하는 왼손을 나도 모르게 발견할 때가 있다. 전화위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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