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된 안산시 개원가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시치과의사회(회장 하상윤·이하 안산시분회)는 지난 18일 단원고를 직접 방문해 구강용품 및 위생용품을 전달해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안산시분회 장주환 총무이사에 따르면, 방문 당시 단원고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자원봉사자가 상주해 있으며 매일 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외부 손님을 일일이 안내하고, 온정의 손길이 적재적소에 미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고 장주환 총무이사는 전했다.
안산시 개원가의 분위기도 침통하기는 마찬가지다. 장주환 총무이사는 “단원고 인근에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의 경우, 예약 환자가 오지 않아 확인해보니 진도에 내려가 있는 학부형으로 확인됐다”며 “희생자의 유가족이나 이웃사람이 내원할 수 있어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분회는 지속적으로 사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지역 내 타 의료단체와 협의를 통해 모금운동 등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산시분회 하상윤 회장은 “이번 사건과 연관된 안산시분회 회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시 전체 분위기가 굉장히 가라앉아 있는 상황으로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치과의사회(회장 정진·이하 경기지부) 역시 본격적인 지원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경기지부는 지역 의약단체장들과 함께 지난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 내에 마련된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했다. 의약단체장들은 조문을 마친 후 구체적 지원책 마련을 위한 합동회의를 가졌다.
경기지부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강용품과 위생용품 등 각종 구호물품을 지부차원에서 구비 중에 있다”며 “합동회의에서 결정된 지원대책에 적극 동참해 이번 사건으로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도 지난 22일 김세영 회장 외 3만 치과의사 일동으로 2억원의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에 전달했다. 김세영 회장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모두 큰 절망과 실의에 빠져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3만 치과의사들과 함께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치과계 가족이 희생됐다는 비보가 날아들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충청북도치과의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구강보건협회 감사로 활동하고 있는 남수현 회원의 아들 故남윤철 씨(35)가 지난 17일 오전 9시 20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단원고 2학년 6반 담임교사였던 故남윤철 씨는 사고 당시 끝까지 학생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故남윤철 씨는 선체가 기울고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선실 곳곳에 있는 학생들을 찾아 대피시켰다. 당황한 학생들에게 “침착하라”고 다독였으며, 학생들을 먼저 피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故남윤철 씨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2학년 6반 학생들은 절반가량 구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윤철 씨 자신은 몸을 피하지 못하고, 지난 17일 오전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발견됐다.
故남윤철 씨의 발인은 지난 20일 오전 7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거행됐으며, 같은 날 오후 고인의 고향인 충북 청주에 위치한 목련원에 안치됐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