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이 탄핵당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회장 불신임건이 상정돼 표결에 들어갔다. 재적 대의원 242명 중 178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36명(76.4%), 반대 40명, 기권 2명으로 정관상 회장 불신임 가결 기준인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 찬성’ 요건을 충족했다.
노환규 회장과 대의원총회는 정부의 의료영리화 추진과 관련해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여 왔다. 특히 대의원총회는 투쟁 과정에서 노 회장이 시·도 의사회장단과 상의 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해왔다며 투쟁 방식에 불만을 가져왔다. 지난달 30일 임총에서는 대정부 노선을 불신하는 대의원들의 주도로 노환규 회장을 배제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하며 갈등은 깊어졌다. 노환규 회장 역시 대의원총회 해산을 다룰 사원총회 개최를 준비하는 등 내부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임총에서는 노환규 회장의 탄핵이유로 △명예훼손 △품위손상 △부적절한 언행으로 내부분열 야기 △투쟁과 협상의 실패에 대한 책임 △정관위반 등 5가지를 꼽았다. 지난달 30일 임총 결의를 거부하고 대정부 투쟁 노선에서 SNS를 통한 발언과 자해소동 등으로 의협 품위를 손상시키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의협 상임이사회는 탄핵 직후 의협회장 직무대행에 김경수 부회장(부산시의사회장)을 선출했다.
106년의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회장이 탄핵됐지만 내부갈등 봉합에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노환규 회장은 불복의사를 밝히고 조만간 ‘임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의협은 60일 이내 보궐선거를 실시해야하고 선거 50일전 공고를 해야하는 만큼 오는 29일 보궐선거의 일정이 나올 예정이다.
김희수 기자 G@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