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불안과 공포는 단순히 통증 때문만은 아닙니다. 치과에 들어섰을 때 치과 재료나 약품으로 나는 냄새, 치료 시 발생하는 소음(핸드피스 돌아가는 소리 등)까지, 복합적인 감각이 치과에 들어서기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됩니다. 한 여름 날씨에도 말쑥한 정장차림의 한 노신사가 저희 병원에 방문해주셨습니다. 꽤나 먼 곳에서 큰 마음 먹고 오신 환자분께서는 소위 말하는 “치과공포증” 환자셨습니다. 어릴적 치과 트라우마로 70대 중반까지 스케일링도 못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참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어른인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신사분은 치과 유니트체어에 앉는 것 조차 두려워 하셨습니다. 극심한 공포심으로 식은땀과 어지러움에 더해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까지 호소하셨습니다. 신경정신과적으로 전형적인 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을 참을성 없는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치과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대하면 안됩니다. 치과에 대한 공포는 치아관리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치과에 대한 공포로 치료시점이 늦춰지고 이로 인해 치과 방문이 늦어지면, 쉽고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요즘 초등학교에는 ‘개근거지’란 말이 있다.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성실하게 학교를 다닌 아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체험학습을 가지 못한 이유가 여행을 갈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비하의 의미가 깔려있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끼리는 해외여행을 어디로 다녀왔나, 비행기는 무엇을 탔나 등이 자랑거리다 보니 체험학습을 가지 않은 아이를 거지라 비하한 것이다. 여행도 국내여행은 여전히 비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해외로 가야 한다고 한다. 체험학습이란 학교에서 단체적으로 해줄 수 없는 현장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모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해준 것이다. 그런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제도가 아이들에게 부모 재산 척도로 나타났다. 1982년 교복 자율화 이전엔 학생들은 교복을 입었다. 교복이 일본 문화의 잔재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 내면에는 잘 사는 아이와 못 사는 아이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교육적인 개념이 깔려있었다. 그 후로 교복 부활과 자율화가 반복된 이유도 빈부에 따른 차별을 감소시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근거지와 사복이 아이들의 빈부의 차이를 규정하는 척도가 되는 것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취업규칙 미신고 사업장에 대한 단속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취업규칙을 신고하라는 공문을 받은 사업장들이 다수 있을 듯하다. 해당 공문에는 취업규칙 신고 공문을 받고 기한 내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 함께 명시돼 있어, 이와 관련한 문의를 많이 받았다. 이번 호에서는 취업규칙에 대해 알아둘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취업규칙의 개념 그리고 적용대상 사업장 취업규칙이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자에게 적용될 근로조건을 규정하는 것”이다. 보통은 사업장에서 법에 따라 작성하지만 만들어진 취업규칙은 그 내용에 따라 근로자뿐 아니라 사용자도 구속하기 때문에 취업규칙에 포함될 내용과 기재사항, 변경방법, 신고 의무 등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3조 (취업규칙의 작성·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취업규칙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내용을 보면 취업규칙은 상시근로자 10명 이상인 사업장에 적용이 의
River Greenscape 2023 / Seoul DJI Mavic 3 | 24㎜ | F5.6 | 1/4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탄천의 작은 물줄기는 한강으로 흘러들어 거대한 하나의 강인 한강이 되었다. 여름의 푸른 숲 사이로 도시는 지나갔고, 종합운동장을 지나 저 멀리 롯데타워까지 이어졌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고전, 포르노, 정치자금’이라는 칼럼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척하지만 거의가 모르는 것이 ‘고전’이고, 반대로 모든 사람이 다 모르는 척하지만 사실은 거의 알고 있는 것이 ‘포르노’라고 한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고전처럼 대하고, 어떤 사람들은 포르노처럼 대하는 것이 ‘정치자금’이라는 내용이다. 세상 사람 모두가 돈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는 진리와도 같은 사실을 인정해야만, 차라리 우리 주위가 더 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치과계에 직선제가 도입된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누군가에게는 문자와 전화 때문에 단지 귀찮은 행사로 기억될 수도 있지만, 공동체에 반드시 필요한 행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한 홍보행위와 조직운영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특별한 것이 아니고, 광고홍보비용과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의 식사비용 등이 그것이다. 거액의 사비를 사용하면서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는 후보자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저 개인의 명예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에게는 공적 소명의식과 봉사의 정신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으리라고 믿고 있다. 한편,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10~15%의 득표를 얻은 후보에게 증빙된 선거
예상하지 못한 반전 드라마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쓰였다.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금메달 5개를 목표로 삼았다.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 등으로 이전 대회인 도쿄 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선수단 규모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144명의 선수단을 파리에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 후 바로 다음 날부터 우리 선수단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금메달 소식을 전해왔다. 다양한 종목에서 쾌거가 들려왔고, 그 결과 목표로 했던 것보다 2배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선수단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도 역대 올림픽 금메달 최다 기록과 동률이다. 밤샘 응원에 나섰던 국민은 메달 레이스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도 열광했다. 이처럼 영광된 결과의 이유는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꼽힌다. 2000년대생 이후 젊은 세대는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에서도 당찼고 거침이 없었다. 펜싱 사브르 결승전에서 도경동 선수는 “질 자신이 없었다”라고 했고, 양궁 단체전에서 이우석 선수는 “결승전 첫 무대에 들어가는데 긴장이 안 되더라”고 했다. 이들은 준비된 멘트가 아닌 본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말한 것일 것이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선생님, 이 수술이 그 무서운 양악수술인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진료실에서 받곤 한다. 전신마취 수술장과 입원실을 갖고 2003년에 개원해 22년째 개원가에서 양악수술 등 얼굴뼈 수술을 제법 오랫동안 해오고 있지만, 양악수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두려움은 아직도 큰 것 같고, 덩달아 악명높은 진료를 담당하는 수술의사로 가끔 오인을 받기도 한다. 양악수술이란 '턱교정수술'의 별칭이다. 치아교정치료가 치아가 삐뚤어지거나 위치가 틀어져 생기는 치아성 부정교합을 치아를 움직여 정상교합으로 치료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턱교정수술이란 턱뼈가 성장 시 너무 많이 자라거나 정상보다 덜 자라 위턱과 아래턱의 치아가 맞지 않거나, 양쪽의 성장이 차이가 나서 턱이 삐뚤어지는 등 턱뼈의 위치이상으로 생긴 '골격성부정교합증'을 정상교합과 턱뼈의 정상적인 위치로 회복시켜주는 수술이다. 아래턱뼈는 청소년기 이후까지 성장하는 특수한 기관으로 가장 늦게까지 성장하는 골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치아는 12~13세 전후 맹출을 완료해서 저작활동의 기본인 위치아와 아래치아의 올바른 교합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치아의 정합이 이루어진 이후에 아래턱이 더 성장하여 나온다면 치아들은 치아의
Morning Shine 2023 / Seoul DJI Mavic 3 | 24㎜ | F4.5 | 1/5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독특한 외관의 성수동 주상복합 아파트, 그 옆으로 넓게 흐르는 한강의 풍경을 하늘에서 바라보았다. 이른 아침 하늘에 쏟아지는 따스한 빛은 서울의 아침을 밝혀 주고 있었다. 오한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졸업 서울좋은치과병원 원장 [주요활동] 니콘이미징코리아 공식 지원작가 CLUB:N 앰배서더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블랙 청담
1.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니야?” 업무 중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니야?’다.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는 근로자부터 그러한 근로자를 대응해야 하는 사업주, 지인, 친구의 하소연까지 사연은 다양하고 가지각색이지만, 실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하게 답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내괴롭힘의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됨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의무, 취업규칙 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 사항 필수 기재가 명시됐다. 2. 근로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그리고 대처방법 진료 전 갑자기 상담을 요청한 신입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원장님, 김◯◯ 실장님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지난 목
ZR-Cem™(Premier Dental Co.)은 기본적으로 Auto-mix syringe의 형태로 공급된다. 재료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Auto-mixing tip과 구강 내에 사용 가능한 Intra-oral tip이 함께 제공되며 △Opaque White △A2 △Translucent 등 3가지 색상(shade)으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수복 재료로 만들어진 간접 수복물을 개별적인 임상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접착하기 위해 고안된 자가접착형 레진 시멘트(self-adhesive resin cement)로 임상의들이 익숙한 RMGI(Resin-modified glass ionomer)계 시멘트와 비슷한 사용 특성을 지향하지만, RMGI에 비해 훨씬 향상된 접착력과 물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ZR-Cem™은 10-MDP를 기능성 단량체(functional monomer)로 채용하고 있어 특별한 접착 처리를 하지 않아도 치아와 지르코니아 표면 모두에 높은 접착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림1] 또한 자가부식 접착 기전(self-etch bonding mechanism)의 특성상 정확한 술식이 이뤄진다면 술 후 지각과민(post-operative
한 공무원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연금을 주는 것에 대하여 SNS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금메달을 땄다고 국위가 선양되는 시대가 지났고, 공무원은 30년 일해야 130만원을 받는다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금메달의 처음 시작은 필자가 중2였던 1976년이었다. 당시 올림픽 경기는 늘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선진국들의 잔치로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부럽게 바라만 보는 축제였다. 그 해 양정모 선수가 처음으로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나라 전체가 들썩일 만한 일이 처음으로 벌어졌고, 한국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은 후진국으로 국가 이름을 아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때였다. 이제 48년이 지난 2024년에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 시점에서 금메달리스트에게 연금을 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우연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후진국의 설움과 아픔을 완전히 잊었다는 사실이다. 금메달이 하나도 없었던 후진국 시절의 설움을 잊은 것이다. 후진국 선수가 선진국 선수를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강이 있다. 편파 판정의 강이다. 며칠 전 54㎏급 여자복싱
8월 5일 아시아 시장의 검은월요일(Black Monday) 2024년 8월 5일과 6일, 글로벌 주식시장은 큰 변동을 겪었다. 코스피와 니케이225 지수는 기록적인 하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8월 5일, 코스피는 8.8% 급락하며 16년 만에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발 경기 침체 우려와 부정적인 경제지표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이 주요 원인이었다. 미국 내 인공지능(AI)에 관련된 반도체 주식들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일본의 니케이225도 같은 날 12% 하락하며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일일 하락을 기록했다. 일본 엔화의 급격한 강세와 일본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는 일본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엔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2024년 7월 31일 일본중앙은행이 17년만의 금리인상을 했는데,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로 인해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며 미국 달러 대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엔
며칠 전, 치과 막내 직원이 “원장님 이것 좀 드세요”라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손에 삶은 옥수수 하나를 종이컵으로 잡고 있었다. 웬 옥수수냐고 묻자 방금 다녀가신 할머님이 직접 삶은 거라며 주셨다고 했다. 건네받은 옥수수를 보고 있자니 문득 한 환자분이 생각났다. 몇 년 전 할머님 한 분이 삶은 옥수수를 양손 가득 들고 틀니를 하고 싶다며 내원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의 소개로 방문한 A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고 한 달 만에 빠져버려서 그냥 틀니로 치료받고 싶다고 하셨다. 실제로 파노라마를 확인해 보니 이미 제거된 임플란트의 그림자만 보일 뿐 임플란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환자가 원하는 부분틀니로 치료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부분틀니 시술 등록을 하기 위해 수진자 조회를 해보니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부분틀니도 이미 시술 등록이 되어 있었다. 임플란트 치료가 끝난 후 이를 지대치로 한 부분틀니는 가능하지만, 동일 치아에 부분틀니 등록을 먼저하고 임플란트를 동시에 치료한다는 것이 임상적으로나 급여 기준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의아한 마음에 환자분께 이전 치료받은 틀니는 어디 있는지 여쭤보니 틀니는 설명 들은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