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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갑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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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렬 논설위원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요즘 대한민국이 땅콩회항이라든지 유명 연예인의 기내 난동이라든지 어느 백화점에서 모녀가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게 했다는 보도나  서울대 수리과학부 어느 교수가 교수직위를 이용하여 인턴 여학생과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 등 이른바 ‘갑질’ 논란, 갑의 횡포가 끊이지 않고 신문지상을 채우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갑질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특히, 돈과 권력을 가진 계층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갑질이 ‘매우 심각하다’에 대한 응답은 재벌이 64%,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57%, 고용주나 직장 상사가 46% 순이었다. 이 통계로 볼 때, 우리 사회 기득권층에 만연해 있는 특권 의식에 대한 자발적인 개선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요즘 들어 갑자기 갑질 횡포가 세상에 많이 알려졌다. 갑질하는 사람 수가 늘어난 건 아니다. 누군가의 스마트폰에 찍혀 순식간에 퍼진 탓이다. 이제 무심코 갑질했다가는 큰코다치게 생겼다. 스마트폰이 좋은 일을 해냈다.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5일 그날, 대한항공 블라인드 앱에 ‘내려!’라는 제목으로 상세한 전말이 올라왔다. 뉴욕과 서울의 시차를 고려하면 뉴욕 현지에서 거의 생중계된 셈이다. 여기에 “이런 사안은 바깥에도 알려야 한다”며 대한항공 직원들이 분노의 댓글을 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또한 현장을 목격한 여성 승객은 소란이 일어났을 때 SNS로 친구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승무원을 밀었다’, ‘파일을 말아 벽을 쳤다’, ‘사무장이 내렸다’는 문자들은 고스란히 검찰에 증거로 제출됐고, 은폐와 거짓말에 급급했던 대한항공에 온 사회의 분노가 집중됐다. 이 모두 SNS가 바꿔놓은 세상이다. 익명과 보안성의 SNS는 더 이상 막기 힘든 현실이다. 과거엔 은폐되었던 갑질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들 대부분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갑질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건을 살 때 점원들에게나,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서 서빙하는 종업원들에게나, 군대시절때 부하들에게나, 학창시절때 후배들에게나, 한두 번 정도는 갑질을 경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치과의사로서의 갑과 을 관계를 살펴본다면 참으로 흥미롭다.
과거에는 월급을 주는 직원들에게도 갑, 거래하는 기공소나 치재상들에게도 갑,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도 갑이었다. 그야말로 슈퍼 갑이었다. 가끔 전설처럼 선배들로부터 갑질의 추억담을 들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직원들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그래서 갑질은 고사하고, 원장이 직원들 눈치를 보고, 직원들에게 면접을 당한다. 그러면서 갑질의 추억을 아쉬워한다. 그러나 이젠 갑질의 추억을 잊고서 직원들의 복지와 소통에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것이 치과의원이 살아남는 법이다.

 

또한 정보와 권한이 서비스 공급자에게 집중되어 소비자 주권이란 개념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곳인 종합병원에서는 아직도 고객인 환자가 을이지만, 수가 늘어나서 과당경쟁을 벌이는 개인의원에서는 갑과 을이 뒤바뀌고 있다. 그것은 서비스경쟁으로 나타났다. 인테리어와 장비의 고급화와 직원들의 서비스교육 등과 의료비인하로 환자를 유치하는 곳들이 벌써 생겨났다. 그러나 서비스의 기능성은 높아졌지만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성적 가치 전달은 아직은 미흡하다.

 

이러한 진료태도는 갑질의 추억에 미련을 둔 때문이다. 돈 많거나 말 많은 VIP환자의 갑질이나, 보상을 노리고 덤벼드는 진상환자들의 갑질로 골병드는 치과의사들이다. 환자를 불쌍히 여기고 그 아픔을 나누려하는 진심이 친절한 태도에 녹아들 때, 그 치과의원과 환자들이 공생을 할 수 있다. 사실 환자와 의사간에는 절대적인 갑과 을의 관계는 없다. 갑과 을의 상하관계를 잊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친절하고 당당하게 진료에 임한다면 환자와의 공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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