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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병원의 고백’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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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주말 오후, 오랜만에 자리 잡고 TV를 켜보니 가요 프로그램 아니면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요 프로그램은 가창력이 키워드로 자리 잡았고, 예능 프로그램은 젊고 예쁜 아이돌을 대거 투입하다가 학령전 아동들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아기들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아기, 동물들이 점령한 주말 예능은 웃음을 잃어버린 고령화된 우리나라 기성세대의 마른수건 쥐어짜기와도 같은 극단의 웃음소재가 되어버린 듯하다. 마치 애완동물과 손주의 재롱을 바라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또한, 의료인들도 과감하게 가운을 벗어던지고 예능에 몸을 던지는 이들도 많이 생겨났다. 청진기 대신에 주방기구나 농기구를 들고 몸 개그도 마다하지 않는 걸 보면 신뢰의 아이콘이었던 직업군이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의 대명사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반면에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종편에서 끝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수려한 외모에 말도 잘하는 그들은 만병을 통치할 수 있는 절대적인 능력자, ‘의느님’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을 따라다니는 반대급부의 수식어가 새로 생겨났으니,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쇼(show)닥터’ 혹은 ‘닥터테이너’다.

 

필자는 여러 학회의 공보이사를 맡고 있어, 다양한 경로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취재협조 요청이 오기도 한다. 초반에는 정말 열심히 도와줬지만, 중간에 생뚱맞게 쇼닥터가 나와 인터뷰하는 것을 지켜보며, 작가와 사전 접촉할 때 패널은 누가 나오며, 기획 의도는 무엇이며 결말은 무엇인지 확실하게 정한 후에 협조여부를 결정한다. 인터뷰어로 지정된 이에게는 질문지를 공유하여 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답변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편집신공’이다. 앞 뒤 자르고, 듣고 싶은 답변만을 교묘히 틀어주면, 경우에 따라 ‘관심병’ 환자처럼 보이기도 그 반대로 보이기도 한다. 나름 닳고 닳은 진행자는 같은 질문을 계속하여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유도하기도 한다. 방송 테이프를 갈아 끼며 2시간 넘은 촬영에 15초만이 실제 방송으로 나온 적도 있다. 인터뷰어가 지치고 짜증이 나서 무리수를 두는 발언이 나오면 시나브로 취재가 끝난다.    

 

2주간에 걸쳐 SBS 스페셜에서 방송된 ‘병원의 고백’은 경제논리와 정부의 저수가 정책에 의해 왜곡된 의료현장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양심진료’라는 사생아를 낳았다. 애당초 기획단계에서부터 그렇게 짜여 졌는지도 모르겠다. 회의에서 주제가 선정이 되면, 자료조사에 3주, 촬영에 3주, 편집에 2주 등 관행적인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취재의 일정표가 6개월에서 1년 걸리는 외국의 탐사보도와는 비교가 안 되게 짧기 때문이다. “PD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화두(話頭)”라는 그들의 표현답게 마땅한 대안제시 보다는 문제제기에 초점을 두고 방송을 하니까 말이다. 제한적인 진료와 치료계획을 제시하는 치과가 대표적인 ‘양심치과’로 소개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가격 차이를 더 심하게 보일수록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니 ‘착한 가격이 착한 치과’라는 일반국민의 인식을 그대로 담으려고 정말 수고하고 애썼다.

 

일선 치과원장들과 협회장을 비롯하여 여러 명이 촬영에 참여했다. ‘우리 동네 좋은 치과’ 캠페인을 소개하는 좋은 자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 편집신공에 억울함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몇은 이 틈을 타서 자기네 치과가 방송에 나온 양심치과라고 리스트를 만들고 마케팅에 활용하고 홈페이지 대문에도 올리는 걸 보면 스스로 ‘비양심’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일이다. 또한 타인의 진료나 치료계획을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자만의 결과에 뿌리를 둔 양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중동호흡기 증후군이다 77조 3항이 위헌이다. 개원가는 불안하고 피로하다. 잣대가 없는 양심으로 더 이상 피곤하게 만들지 말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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