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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타이거우즈, 그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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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31)

얼마 전 해외 토픽 기사에 실린 타이거우즈의 사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어 찍힌 사진에서 턱수염과 힘 풀린 눈 그리고 초췌한 얼굴은 필자가 알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아니었다. 자신은 음주가 아니고 약물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그의 모습은 우리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하게 하였을까. 그가 최고의 실력을 보이던 시절엔 세계의 모든 심리학자들과 책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칭송하였다. 심지어 ‘타이거우즈에게 배우는 승자의 심리학’이라는 책까지 출판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불과 10년 만에 몰락한 것이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통상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고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몰락의 시작은 특히 요란스러웠다. 섹스 스캔들이 터지고 그로 인하여 이혼을 하며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여성 편력증이 생겼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럼 과연 그는 그런 이유로 몰락한 것일까? 최고의 강철 마인드라고 칭송받던 그가 과연 사회적인 질타와 이혼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에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필자는 뉴스 기사를 몇 가지 검색하며 그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발언을 보았다.


어떤 TV토크쇼에 출연해 일생에 후회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타이거 우즈는 “단 하나 후회가 있다면 스탠포드(대학)를 더 다니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혼이나 스캔들을 예상했던 질문과 다른 뜻밖의 답변에 사회자는 재차 물었다. 이에 그는 “내가 했어야 할 단 하나 후회다”고 같은 대답을 했다. 또 “그게 다냐?”는 반복 질문에, 그는 “그게 다다”라고 확인했다. 그의 심리 속에서 스캔들이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인터뷰마다 오랜 기간의 슬럼프에 기량이 예전처럼 살아나지 않음을 토로하였고 허리수술을 네 번이나 받았다. 이런 사실로 유추해보면 아마도 그는 과거에 버금가는 연습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예전의 기량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을 것이다. 이 때 선수들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포기를 하는 방법과 연습량을 늘리는 방법이다. 그가 허리수술을 네 번 받은 사실은 연습량을 늘리는 선택을 의미한다. 그의 몰락을 전체적으로 관찰해보면 섹스 스캔들로 시작하여 이혼을 거치며 음주운전사건에 이른다.


얼핏 생각하면 정신상태가 해이해지면서 생긴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말 속에 한 가지 없는 것이 발견된다. 은퇴라는 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가 최고의 기량을 보인 때가 30대 초반이었다. 이혼은 30대 중반이었고 지금은 42세이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게 은퇴라는 것은 노화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스스로 준비하고 받아들여 한다. 이런 노화현상을 과거의 젊은 상태를 기준으로 보면 슬럼프이고 현재를 받아들이면 은퇴일 뿐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스포츠 스타들이 걸어가는 길을 그가 인식하지 못했거나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맨유의 최고스타인 루니가 하루에 7억을 도박에서 잃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제 그도 나이가 서른 살이 되었다. 최고의 기량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알고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박지성은 최고의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는 스스로 은퇴의 시기를 정확히 알고 시행하였기 때문이다. 우즈의 여성편력이나 루니의 도박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진화심리학은 수컷이 자신의 건제함을 알리는 수단의 하나로 여성편력을 설명하기도 한다. 황제라는 칭호를 받으면서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가장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심리적 퇴행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결론은 간단하다. 세월과 나이를 받아들이면 쉽다. 삶은 투쟁도 아니고 골프시합도 아니다. 마음만 필드에서 나오면 되는 것을 모를 뿐이다. 좋은 선수의 좋은 뒷모습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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