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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Beauty Sic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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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56)

얼마 전 상담실로 들어오는 초진 환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필자의 머릿속에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떠올랐다. 환자의 외모가 압구정형 얼굴에 상당히 예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선입견을 지니면 안 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알게 모르게 필자만의 선입견이 만들어진 모양이다. 필자의 경험은 “예쁜 사람이 조금 더 예뻐지기 위해 올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전형적인 압구정형의 얼굴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갸름한 얼굴을 위하여 사각턱수술은 기본이다. 눈은 앞트임과 뒷트임을 하여 크게 만들고 코는 바비인형처럼 뾰족하게 만든다. 이마에는 필러를 넣어 서양 아기인형처럼 볼록하게 만든다. 여기에 필요하다면 광대축소수술을 받으면 얼굴은 거의 손본 것이다. 일단 얼굴이 끝나면 가슴으로 내려가서 가슴확대수술을 하고 배로 내려간다. 수영복을 입기 위하여 여자는 예쁜 배꼽수술을 하고 남자는 초콜릿복근수술을 한다. 허리와 배의 지방흡입술은 기본이다. 다리로 내려가서 종아리축소술을 마치면 거의 완성이다. 이런 일련의 성형투어가 끝나면 압구정형 얼굴이 탄생한다. 그런 투어의 마지막에 필자를 찾아왔으니 경각심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치아교정은 이미 하였거나 아니면 연예인들처럼 전치부 포셀라인 정도는 한 두 번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들의 요구는 대부분 ‘조금’이다. 늘 “여기를 이렇게 조금만 고쳐주면 돼요”이다. 문제는 그 조금이라는 것이 아무리 개선되어도 그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금을 고치고 싶은 마음의 이면에는 해결할 수 없는 큰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것이 키일 수도 있고 얼굴형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다. 개선될 수 없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철저히 감추고 다른 것을 고침으로써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사람에 따라서 하나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서 떠나는 이는 성형중독이다. 반면 한곳에 집착하는 강박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때 치료해준 의사가 많은 고생을 한다. 끝도 없는 요구사항과 알 수도 없는 주문을 감당하여야 한다. 같은 내용으로 매일 내원할 수도 있고, 한 달에 한 번일 수도 있고, 반년에 한 번일 수도 있다. 환자의 근본적인 마음 속 콤플렉스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끝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심리적 현상은 꼭 압구정형 얼굴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간혹 예쁘지 않은 얼굴이 교정치료를 통하여 전보다 많이 개선된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 경우 환자에 따라서는 더욱더 개선될 수 있다는 착각과 예뻐지는 환상을 지닌다. 심지어는 더 좋게 개선될 수 있었는데 치료해준 의사가 무능하여 자신이 이정도 밖에 안 되었다고 의심하며 끝없이 불만을 토로하며 원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원래 예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원천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에서 강력하게 부정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외모와 관련된 모든 심리적인 작용 특히 외모강박에 대하여 노스웨스턴대학의 심리학자 엥겔른 교수는 ‘유행성 외모강박증(AN EPIDEMIC OF BEAUTY SICKNESS)’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외모 강박의 연쇄 작용을 ‘Beauty sickness’라고 명명하였다. 그녀는 여성들이 화장하는 데 1~2시간을 소모하고, 억지로 몸을 끼워 넣었던 작은 옷 때문에 예민해지고, 굽이 높은 힐을 신으면서 위태한 걸음에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것 등이 다 외모강박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런 외모강박은 SNS나 사회 각종 미디어가 극단적이고 이상화된 여성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에 기인되고, 현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상대적 비교 속에서 시달리고 있으며, 사회에서 여성은 외모강박으로 강화당하고 학습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모든 여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말한다. 아마도 Beauty sickness에서 벋어나는 첫걸음은 타인에서 자아로, 외면에서 내면으로 시야를 바꾸는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한 생각의 바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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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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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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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