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번역의 마법; ‘모쿠사츠(默殺, 묵살, mokusatsu)’와 ‘그대 눈동자에 건배’
과거 치의학 서적의 초기 번역본에서 ‘crown and bridge’를 ‘왕관과 다리’로 직역한 것을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번역의 마법’이라 불리는 극명한 사례를 통해 임상에서 환자의 언어를 정확하게 번역해야 하는 우리 치과의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을 통해 연합국은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권고했다. 당시 일본의 스즈키 칸타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입장을 ‘모쿠사츠(默殺, 묵살, mokusatsu)’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스즈키 총리의 본의는 ‘노코멘트(No comment)’, 즉 군부의 반발을 고려해 시간을 벌며 외교적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전략적 침묵’에 가까웠다. 하지만 총리의 기자회견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시 일본의 대외선전매체 역할을하던 도메이통신은 영문기사에서 ‘모쿠사츠’를 ‘언급(논평)을 삼간다(No comment)’ 대신 ‘무시한다(ignore)’쪽으로 보도하고, 연합국 측에도 ‘Ignore(무시)’ 혹은 ‘Reject with contempt(경멸 섞인 거절)’로 번역되어 보고되었다. 이 치명적인 오역은 트루먼 대통령을 격분시켰고, 결국 답변이 나온 지 불과 열흘 만에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