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맑음동두천 16.5℃
  • 맑음강릉 15.4℃
  • 맑음서울 18.5℃
  • 맑음대전 17.4℃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16.3℃
  • 구름조금광주 18.1℃
  • 맑음부산 18.0℃
  • 구름조금고창 14.4℃
  • 구름조금제주 18.8℃
  • 구름많음강화 16.2℃
  • 맑음보은 16.6℃
  • 맑음금산 14.6℃
  • 맑음강진군 15.1℃
  • 맑음경주시 15.0℃
  • 맑음거제 16.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극단 사회에서 행복 사회로…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95)

지난주에 일본 센다이에 다녀왔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정확히 20년이 지났다. 센다이 모습은 예전과 같은 듯 달랐다. 20년이 지났지만 유학 시절 다니던 길이나 건물들도 별로 많이 변하지 않았다. 다만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1998년 당시는 자동차 절반 정도가 외국차였다. 벤츠나 BMW 등 외국 고급차가 흔했다면 지금은 대부분 차들이 일산으로 바뀌었고 외국 승용차는 간간히 보였다. 특히 절반 이상 뒤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개량형 SUV가 많았다. 20년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였다. 늘 앉았던 길가 벤치에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 많았던 외국 고급승용차들이 왜 사라진 것일까? 그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외제 고급승용차를 타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1998년 당시에도 토요타는 좋은 차였다. 캐나다에서 절반 정도가 일제차였다. 좋은 차를 타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명품을 선호하던 것과 맥락이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 이미 일제차는 내구성이나 성능에서 월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50%가 외제차였던 것은 아마도 마음 속 내면에 남에게 좀 있어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지난 20년 동안에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남에게 보여지는 삶보다 자신의 내면을 보는 삶의 형태로 전환을 의미한다. 남에게 보여지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면 생각과 선택이 자유로워진다. 삶이 풍요로워진다. ‘내가 누구인데’에서 나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외제차가 없어진 것은 개개인이 보여지는 삶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를 돌아보면 도로에 20~30% 정도가 외제차이다.

예전 일본처럼 우리도 보여지는 삶에 갇혀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 내면을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유치원에서 정부 지원금으로 아이들에게 먹여야 할 돈으로 명품가방을 사고, 외제차를 사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편에서는 결혼을 앞둔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로 몰려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아이들이 자신의 엄마를 ‘맘충’, 벌레라고 부른다. 의사는 환자를 성추행하고 치과의사가 먹튀했다. 술에 취한 한 환자는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하는 의사에게 죽은 사람 말고 살아있는 자신을 먼저 치료하라고 요구했다. 내가 돈을 내고 치료받으니 그 정도 기분 나쁜 것은 참으라고 한다. 자식이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했다. 교사인 아버지가 학교 시험지를 훔쳐서 자식을 1등으로 만들었다. 이것들이 극단에 이른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교사인 아버지는 시험지를 훔쳐서 딸들에게 가르쳐주며 과연 어떤 삶을 살기를 바랐고, 살라고 하였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그 교사 아버지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도둑질해서 받은 점수가 과연 교육에 무슨 의미가 있으며 100년을 살아야 하는 딸들 삶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40여년밖에 살아보지 못한 아버지가 어떻게 100년을 살아야 할 딸들 행복에 간섭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지금 아버지 판단이 50년 뒤에도 옳을 것인가?

우리사회가 모든 곳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이제 머지않아 꼭짓점을 찍고 하강할 것이다. 삶에서 행복은 결코 돈이나 명품이나 성적에 있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될 때가 꼭짓점이다.

내 자식만 1등하라는 생각에서 1등을 안 해도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이 바뀌면 맘충에서 엄마로 돌아올 수 있다. 다시 엄마로 돌아와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 우리사회도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잘 먹고 잘 살아라!”가 아니고 “행복하게 살아라!”로 바뀌면 된다.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에서 ‘나와 다르다’로 생각을 전환하면 경쟁에서 더불어 사는 삶으로 전환되고 그것이 통섭이다. 경쟁에서 더불어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그 때 비로소 편안한 삶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행복에 대하여 긴 안목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타인에서 자신으로 돌아오는 마음 변화가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