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낭만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26)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아보험 개시일이 2개월 뒤여서 미리 치료받고 차팅을 나중에 해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는지를 묻는 전화였다. 필자는 교정전문이라 치료가 어렵다고 밝히고 다른 치과를 가셔도 그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보험회사가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임과 그렇게 하지 말 것을 완곡하게 권했다. 물론 그 뒤로 연락이 없었고 필자 또한 일부러 전화해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분은 미련이 있을 테니 여기저기 알아볼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문제는 보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 명의 진료도 있다. 외국생활을 하다 오거나 밀린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은 경우에 간혹 형제나 친한 지인 명의로 진료받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 병원이나 치과에도 종종 있어 왔다. 과거에는 묵인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보험과 출입국관리소의 정보가 공유돼 출국한 사람이 진료를 받으면 전산에 100% 걸리게 돼 있다.

 

요즘 외국인 진료로 건강보험료 손실을 받고 있어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말도 들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젠 아는 사람이라서, 혹은 정에 못 이겨서라는 표현으로 용인되는 시절을 넘어섰다. 치아 치료받을 때가 되어 일부러 보험에 드는 것을 가장 잘 아는 곳이 보험회사다. 어쩌면 그들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의 그 마음을 역이용하는 곳이 보험회사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아는 사람이라서 편의를 봐주는 것을 용납할 만큼 마음이 여유로운 사회가 아니다. 김영란법은 종합병원 예약에도 의사나 관련자들이 개입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직접 진료하는 의사더라도 위급사항이 아니면 다른 환자 앞에 예약을 끼워 넣어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게 되었다. 굳이 해야 한다면 맨 마지막에 넣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는 것이 김영란법이다.

 

우리 사회는 기득권자들의 잘못된 모습으로 상처받아 사회 전반에 불신이 심어졌다. 전 법무부차관 성접대사건이나 장자연사건 등은 국민의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원한 결말 없이 끝나가면서 불신은 더욱 심화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정하게 딱 자르기 어려웠던 한국적 정서는 완전히 사라지고 있고 용납되지도 않는다. 필자의 지인이 젊은 사람이었다면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자칫 서로 불편해질 수 있는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60세가 넘은 분이다 보니 시대감이 떨어진 듯하다.

 

필자도 요즘 너무나 빠르게 변해버리는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있다. 인터넷뱅킹만 사용하다가 어느 날 은행에서 모바일뱅킹은 서류가 필요하지 않다고 권유해 모바일로 바꾼 지 2개월이 됐다. 아날로그 시대에 젊음을 보낸 필자는 아날로그에 향수가 있다. 새롭게 변하는 시대에 주도적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재미있고 잘나 보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들에 더 관심이 많다. 애플에서 만든 풍성하고 섬세한 음향의 헤드셋보다 진공관 전축에서 나오는 고즈넉한 소리가 더 정겹다.

 

최근 또 한 시대가 바뀐 느낌을 받는다. IMF 이후 리먼사태, 대통령 탄핵을 지나온 시절이 최저임금(소주성)이라는 시대적 사건을 겪으며 사회전반의 경제 구조가 변해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구조의 변화는 생각과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변화에 주도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심리현상은 고립과 우울이다. 7개월 영아 방치 사망사건 등 요즘 이해되지 않는 사건 뒤에는 분명히 고립과 우울이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약간 불법이라도 사회정서법인 정(情)으로 용납하고 감싸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이젠 철저히 고립돼 스스로 나오지 않으면 누구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 사회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승객보다 독서를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던 아날로그 시절이 그립다. 택시에서 내릴 때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기보다 현금 결제를 하고 “잔돈은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던 낭만이 그립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2분기 미국 장기 국채 TLT 자산배분 전략

필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바탕으로 한 금리 사이클을 기준으로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의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전자산 중 하나가 미국 국채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하나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과거 금리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헤지 전략에서 큰 역할을 했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ETF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채, 특히 TLT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을 활용하면 기준금리의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어떤 자산군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2023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이후, A → B → C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