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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모두 1등이 만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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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30)

최근들어 심하지 않은 안면비대칭으로 양악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예전이라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요즘 젊은 층은 마치 옥의 티를 보듯이 약간의 안면비대칭도 용납하기 어려운듯하다.


20대 여성이 돌출입과 안면비대칭으로 내원했다. 안면비대칭이 심하지 않아서 발치하고 교정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필자의 생각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환자 본인이 비대칭이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 생각을 수정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물었다. 안면비대칭으로 내원하는 환자 100명 중에서 본인은 심한 상태로 몇 등이나 될 것 같냐고 질문했다. 100명 중이라면 20등 정도는 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필자는 “이 정도면 상담 오는 환자 100명 중에 90등 정도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직접보다는 간접적으로 이해시키려고 했다. 미국 배우 톰크루즈 얼굴을 구글에서 찾아 보여 주면서 그보다 심하지 않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10년 전이라면 이 정도는 양악수술에 대한 이야기 없이 그냥 교정만으로 입을 넣는 대화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이 끝날 무렵 어머니로부터 “선생님 자식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필자는 “저는 키가 170㎝가 안되지만 사는 데 전혀 지장도 없었고, 단 한 번도 창피하게 느낀 적 없고, 키높이 깔창을 신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굽이 높으면 불편해서 굽이 낮은 구두를 찾아서 신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180㎝가 되기 이전에 키가 안 클까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180㎝가 넘었는데도 가끔은 키높이 신발을 신고 나가기도 합니다. 요즘은 키크기 수술도 적지 않게 하는 시대입니다. 지금 20대는 저희가 살던 시대와 달라서 부모 세대 생각으로 이해하시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해달라고 하는 대로 해줍니다”라고 답변했고 어머니는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럼 왜 요즘 젊은 세대는 외모에 대한 집착이 강할까를 알려면 우선 20대의 성향을 알아야 한다. 우선 글씨를 읽기보다 그림이나 사진으로 이해하는 것에 익숙해 생각보다 시각적 정보에 더 의존하다. 요즘 20대는 몸짱이 많다. 필자세대가 외모보다 내면의 지식이나 사상으로 사람을 평가했다면 지금은 일단 비주얼로 평가한다. 우선 외모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다음은 다양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어려서부터 1등이라는 순위로 평가하는 경쟁교육 사회를 살다 보니 10등 이하에 대한 인식이 없어졌다. 등수 밖은 그냥 루저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1등 사고가 다양성을 배제하고 결국 외모도 연예인과 강남미인이라는 기준을 두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루저라는 생각이 만들어졌다. 몸도 TV에 등장하는 연예인 초콜릿복근이 아니면 루저라 생각하지만, 몸을 가꾸는 것이 생업인 연예인만큼 보통사람이 시간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은연중에 1등 만능 교육이 20대 무의식 속에 키도 크고 얼굴도 준수하고 학벌도 좋고 스펙도 좋은 사람을 정상이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20대들이 필요 이상으로 외모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는 것도 부모가 주입한 1등이 만들어낸 강박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조금은 씁쓸하지만 보이지 않는 지식과 교양보다 일단 보이는 비주얼을 높이 사는 시대로 변했다. 독서량이나 지식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시절에서, 살을 얼마나 빼고, 근육이 얼마나 증가하고, 얼마나 젊어 보이는가가 중요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형이상학에서 형이하학 사회로 전환되었다. 사람을 평가하는 데 내면을 읽기 위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던 시절에 반해 일단 외모로 평가하면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요즘 데이트폭력이 증가하는 이유도 짧은 시간에 깊은 관계가 만들어지다 보니, 차후에 내면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필자와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살고있는 20대들에게 충고를 하기는 어렵지만, 외모만큼 내면도 중요하고 때로는 빠름보다 느림에 깊이가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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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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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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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