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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수구 이사장의 ‘미국대륙횡단 여행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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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절경, 아치스 국립공원

9월 21일. 어쩌면 이번 여행 중 가장 힘든 날이 될 것 같다고 친구 K는 말한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여러 곳 캐니언(canyon)들을 구경하다가 빠뜨린 Upper Antelope Canyon을 구경하려고 하면 애리조나의 페이지까지 가야 하는데 오늘 약 120마일을 달려 아치스 국립공원을 구경하고 또 270마일을 더 달려야 페이지까지 갈 수 있으니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새벽 6시 짐을 꾸려 아직 먼동이 트기 시작할 때 출발을 해서 차내에서 일출을 보면서 알뜰하게 준비한 아침식사를 차 안에서 먹으며 달렸다.

 

 

기분은 아주 상쾌했고 운전은 교대로 하기로 하고 주로 주유소에서 기름을 보충하면서 생리적인 문제해결과 운전자 교체도 했다. 장거리 여행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데는 구수한 이야기도 도움이 됐지만, 선교활동도 많이 다니고 성경 공부도 많이 한 친구 L의 성경 강의는 우리 모두에게 유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청했다. 지난번 구약에 대한 강의가 있었고 오늘은 주로 신약에 대한 축약된 강의는 아직도 천주교와 개신교 중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는 K의 믿음선택에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다음에 만날 때는 어느 곳으로 선택할지 그 결과를 알 수 있겠지, 벌써 궁금하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듣던 것 이상이었다. 자연의 기묘한 형상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곳이 델리키트 아치와 랜스케이프 아치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아치와 기암괴석으로 가득 찬 유타주의 아치스 국립공원은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0곳 중 한 곳이라 한다. 자연의 조화가 이토록 아름다운 조각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나는 이 놀라움에 어떤 표현이 적당한지를 찾을 수 없는 무지가 한스러울 뿐이다. 작열하는 미 대륙의 햇볕과 모랫길을 걸으면서도 이곳에 와서 눈으로 구경할 수 있게 해준 하느님과 이번 여행을 기획해준 친구 K와 L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약 4시간의 아치스 국립공원 관광을 끝내고 서둘러 애리조나의 페이지로 향했다. 이곳이 바로 그랜드캐니언 남쪽을 지나는 길이라 작년에 왔던 모뉴멘트 밸리와 레이크 파웰을 보면서 예약해 놓은 애리조나의 페이지 마을 콘도미니엄 저택에 여장을 풀었다. 친구 K가 예약해 놓은 콘도미니엄은 생각보다 아주 크고 시설도 훌륭했다. 세 부부가 하룻저녁 묵어가기에는 불편함이 전혀 없이, 그야말로 있을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

 

모처럼 우리는 준비해간 여러 가지 식재료로 비빔밥, 짜장밥, 즉석밥으로 차린 백반, 라면 등 여러 가지 요리를 다해 맥주에서 와인까지 취향대로 즐기면서 우리끼리의 자축 파티를 즐길 수 있었다. 뒤뜰로 나가니 하늘의 별이 쏟아져 모처럼 한국의 한적한 용평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다음호에 계속>

 

 

 

 

 

 

 

이 수 구

 

                                                  (사)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
                                                                ·前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前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


 

 

본지는 (사)건강사회운동본부 이수구 이사장(前대한치과의사협회·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의 미국대륙횡단 여행기를 연재한다. 이수구 이사장은 지난해 9월 3일부터 24일까지 미국대륙횡단에 나섰다. “대학 동기 내외와 함께 동부에서 서부를 가로지르는 여행이었다”면서 “오랜 꿈이자 버킷리스트였던 나의 소중한 경험을 치과의사 후배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73세의 나이에도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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