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17.1℃
  • 흐림강릉 13.9℃
  • 흐림서울 17.7℃
  • 구름조금대전 13.4℃
  • 구름조금대구 14.6℃
  • 맑음울산 13.9℃
  • 구름조금광주 14.3℃
  • 맑음부산 17.1℃
  • 구름조금고창 ℃
  • 구름조금제주 18.3℃
  • 흐림강화 16.6℃
  • 구름많음보은 12.2℃
  • 구름조금금산 9.7℃
  • 구름많음강진군 11.9℃
  • 맑음경주시 12.2℃
  • 구름많음거제 15.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90)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요즘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말이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교훈에 정반대되는 말이다. 나뭇가지 한 개씩은 부러트리기 쉽지만 여러 개는 어렵다는 교육 내용이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실렸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대적 명제였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사회적 대전제였던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은 적정거리 유지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로 바뀌며 미덕이 되었다. 승강기를 탈 때도 사람이 몇 명 정도 모이면 기다렸다가 다음에 탄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이 있다. 백화점이나 쇼핑타운 매장은 인원 제한을 하고 밖에서 거리두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10명 이상 모이는 모임은 줄어들었고 친한 사람간 소단위 모임으로 변했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간소화되는 추세로 참석하지 않아도 흠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생활이 근 1년 정도 되다 보니 조금씩 적응돼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m가 개인 간 거리로 익숙해지다 보면 코로나 시대가 끝나서까지도 유지되어 북적되는 상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커피숍이나 음식점에서 중간자리가 비어있으니 조용해 상대방과 대화에 집중하기 좋고 여유가 있고 편해졌다. 직원식당에 설치된 개인 칸막이는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여 나쁘지 않다. 사실 닥지닥지 붙어서 옆 테이블 소리에 큰소리로 대화를 할 때가 많았다. 좁은 승강기에서 근접된 사람으로 불편한 경우도 있었다.

 

치과에서도 환자 예약을 조율해 시간과 공간 배분을 하니 절대 수는 줄었지만 여유가 생겼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요즘 회사들도 재택근무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앞으로는 굳이 큰 사무실을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학교도 매일 등교하는 것에서 다양한 패턴으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변할 것들이 코로나로 인하여 원하든 원하지 않든 거침없이 빠르게 변해버렸다.


이렇게 빠르게 변해버린 모든 사회적 현상을 한마디로 대변한 것이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용어란 생각이 든다. 행동과 습관뿐만 아니라 생각도 바뀌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택배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됐다. 이는 소비 패턴이 비대면으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늘 물건을 확인하고 구입하던 필자가 이젠 인터넷에서 물품 상세 설명과 기존 구입자 구매 댓글을 꼼꼼히 읽고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지속된 코로나 시대는 모든 업종을 빠르게 대면과 비대면으로 가르고 있다. 비대면 업종은 철저하게 인터넷을 기반으로 변화한 사람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인터넷 구매는 택배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전국구다. 따라서 상위 5%가 전체를 지배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대면이 필요한 업종은 코로나 이전보다는 더 많은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야 하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 1m를 기본으로 제공해야 하고 그와 더불어 번잡함은 용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친절함이란 번잡할 때 돋보일 수 있지만 차분한 환경에서는 당연한 것이 된다. 즉 고객은 이미 경험한 기존 서비스에 여유를 더한 향상된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반면 제공자는 두 가지 문제를 안는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라는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수입 감소를 감수하고 있지만, 평상시에는 사회적 거리공간과 시간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가를 올리거나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서비스와 코스트 조정에 따른 커다란 구조조정이 올 것이다.

 

인류가 생긴 이래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한 번도 변해 본 적이 없던 사회를 유지하는 대명제였다. 중세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죽어도 뭉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뭉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죽으면서까지 뭉쳐야 하던 과거와는 다르다.


포스트 코로나는 많은 변화를 빠르게 요구할 것이다.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