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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중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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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02)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춤이나 운동이나 몸을 사용하는 것을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중심 잡기이다. 모든 춤은 단전을 잡아당겨 힘을 모으며 시작된다. 단전이 춤의 코어가 되어 어떤 동작도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이나 성악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첫걸음을 걷기 위하여 수만 번 넘어지는 것도 중심잡기를 터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몸뿐만이 아니다. 사상, 철학, 마음, 생각, 인간관계와 같은 모든 것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처음 시작이다. 하지만 오래 시간이 지나거나 초심을 잃거나 생각 없이 살다보면 중심을 잃고 대세에 휩싸이는 경우가 생긴다.


요즘 시대는 중심잡고 살기에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매일 새로 발생한 코로나 감염자 수를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건물의 출입구에서 체온측정을 해야 한다. 치과에서도 내원하는 모든 사람을 체온측정하고 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모두가 잠정적 보균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뉴스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드라마는 경쟁적으로 사악해졌다. 부동산과 주식은 광기로 끝이 없을 것처럼 오르고, 젊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빚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 환경 속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자는 고등학교에서 배운 미분과 적분을 생각해본다. 시간을 미분하면 지금 이 순간이다. 이 순간에 벌어진 모든 것들이 미분 상황이다. 이 상황은 3가지로 나뉜다. 과거에 행한 일이 결과로 나타난 것, 이제 새로 시작하는 것,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적분이 필요하다. 시간을 적분하면 과거를 지나온 행적이다. 하나의 사건을 평가하는데 미분과 적분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실체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다. 세상 환경이란 춤꾼에게 무대와 같다. 어떤 무대가 되었든 단전에 중심 잡고 추는 것은 동일하다. 무대가 좁으면 좁은 대로 넓으면 넓은 대로 상황이 다를 뿐이다. 어떤 환자라도 신경 치료하는 방법은 같다. 다만 근관이 막혔으면 막힌 대로 최선을 다하든가 아니면 발치를 할지 판단하면 된다.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에서 우리 삶도 자신만의 중심이 필요하다.


며칠 전, 지인 자녀가 결혼을 하는데 요즘 오른 전세값으로 인해 월 90만원을 내는 월세 집을 구했다는 말을 들었다. 신혼 초에 월세를 90만원을 내야 하는 환경이 지금 결혼 적령기인 젊은 세대 앞에 놓인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맞이한 젊은이들이 정상적으로 자기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한창 꿈을 펼쳐야 할 젊은 세대를 빚을 내어 집을 구하고 주식을 사게 만들고 있다. 부모 찬스가 없으면 결혼도 할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초등학교에서 인간 생활의 기본요소를 의식주라 배웠건만 지금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에게 주거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는 욕심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탐욕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거주할 곳을 박탈한 사회는 머지않은 훗날 반드시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것이다. 주거 마련이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는 커플이 증가하고 결혼을 해도 교육이 어려워 아기 낳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수용되고 있는 사회가 되었다. 과연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는 분명 정상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법칙은 늘 다시 돌아오는 순환을 한다. 많이 벗어날수록 돌아오는 과정에 더 큰 고통이 따른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마음 또한 불안정한 것은 당연하다. 마음이 불안하니 예민해지고 분노하고 조절되기 쉽지 않다. 마음 중심을 잃어버린 탓이다. 옳고 그름이 흔들리고, 정상과 비정상이 흔들리고, ‘뉴노멀’과 ‘뉴어브노멀’이 ‘노멀’이라는 말장난으로 비정상이 정상을 왜곡하는 사회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런 지금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만의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이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순환하는 것이 자연법칙이기 때문이다. 산이 지나면 골이 나온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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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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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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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