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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대전에서 벌어진 불가사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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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 회장

건물의 임차인이 주인도 모르게 심어져 있던 나무를 무단으로 베어버리는 일이 가능할까? 그것도 수령 70~80년의 향나무를 128그루나 겁 없이 베어내고, 양묘장에 44그루를 이전하는 등 모두 172그루의 향나무를 멋대로 훼손한 일이 대전에서 발생했다.1)더구나 이 향나무는 일제 시대였던 1932년, 충청남도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후 도청 담장을 따라 심어졌던 향나무임에야……. 충남도청사는 한국전쟁 당시 임시중앙청이기도 했으며, 영화 ‘변호인’의 법정장면의 촬영장소이기도 했다.

 

사실 이 향나무들의 수생(樹生) 역정은 이미 많은 굴곡을 겪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06년 가을에 ‘한미 FTA 저지 대전·충남 지역 시·도민 총궐기대회’에 참여했던 농민·노동자 시위대의 일부가 도청사 진입을 시도하며, 향나무에 횃불을 던져 도청 담을 따라 심어진 향나무 366그루 가운데 142그루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었다. 이후 시위 주동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이어졌고, 항소심 과정에서 농민·시민단체 측에서 “불에 탄 향나무를 직접 복구하겠다”라는 의견을 내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 새로이 식재된 향나무는 기존 향나무와 가장 비슷한 전북 정읍산으로, 불에 타죽은 향나무보다 수폭이 2배 정도 큰 2.5~3m 크기로 66그루가 심어졌다.2)

 

당시 충남도 관계자는 “불에 탄 뒤 흉물로 방치돼 있던 향나무가 복구돼 기쁘지만, 식재 후에도 주변과 어울리는 수형이 잡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 불운의 향나무가 이번에는 임차인인 대전시에 의해 2006년 시위 때 보다 더 많은 수가 베어졌다.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훼손은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소위 전문가 계약직 공무원이라는 모 과장의 주관 하에 ‘지역거점별 소통협력 공간 조성사업’이란 이름으로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충남도청사 내의 의회동과 무기고동, 선관위동, 우체국동 등에 대한 리모델링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이 공사가 도청사의 현 소유주인 충남도나 6월 이후에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된 문화체육관광부와는 아무런 소통이나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3) 말썽이 나자 대전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감사를 했는데 시설물 원상 변경에 대한 원소유주(충남도, 문체부)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부속 건물 리모델링 공사 건축협의가 없었고, 부속건물 리모델링 공사 구조안전 및 내진보강 부적정 등으로 공유재산법 제6조·제35조, 대부계약서 제7조, 건축법 제29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를 위반한 것으로 발표됐다.

 

더구나 나무를 베어내면서까지 조성하려던 소통 협력공간에 담당과장 자신이 센터장을 지냈던, ‘사회적 자본지원센터’를 입주시키려 했던 사실도 드러나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시의 감사 결과 또한 묘하기만 하다. “사회적 자본지원센터의 입주는 입주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상자는 5명이다. 1명은 사퇴한 상황이고,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상정 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과장은 계약만료에 따라 사임한 상태지만, 사의 표명만으로는 이 심대한 훼손을 제대로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자치체가 실시되면서 민선단체장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야합에 가까운 밀착이 어공(어쩌다 공무원)을 양산해 해악을 끼치는 곳이 꼭 서울이나 대전만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베어진 향나무는 오늘도 통곡한다. “내 몸을 돌려줘”라고…….

 

1) 시티저널(http://www.gocj.net), 허송빈 기자

2) 대전일보사. 한종구 기자, 2009-10-13 기사

3)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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