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제15회 치과의사전문의 자격시험에는 50여명의 기수련자들이 응시를 하였다. 이날은 많은 사람의 노력에 따라 16년 12월 5일 신설된 치과전문의 시행령 제18조의2에 따라 5년간 기수련자에게 부여된 응시특례가 마감되는 6월 30일 이전에 실시되는 마지막 시험일이었기에 그 의미를 다시 짚고자 한다.
1962년 10월 23일 열렸던 제1회 치과의사 전문과목 표방허가 시험날 응시자 전원이 불참하여 시험이 무기한 연기된 이래 치과전문의 문제는 50여년이 넘도록 묵은 난제로써 치과계의 제도적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1976년 시행된 대통령령 8088호 전문의 수련규정에 의사와 치과의사가 전문의가 되는 과정에 대해 법령에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을 실시하지 않았던 보건복지부는 1989년, 1996년 두 차례나 입법예고를 실시했다가 치협을 비롯한 치과계 단체들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한 개원의 2인을 포함한 청구인 11인이 헌법소원을 제기하자, 국가가 보증한 수련과정을 거쳤음에도 치과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진정입법부작위’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훼손되었으므로 이들의 권리를 구제해주라고 판결했다(96헌마246).
그 이후 2003년 6월 30일 시행된 치과의사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은 기존의 군전공의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있던 전공의들과 기수련자들에 대해 치협 대의원총회의 투표결과를 이유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과조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부진정 입법부작위’를 이유로 한 헌법소원이 다시 제기되었으나 2009년 청구기한인 90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2009헌마349). 하지만, 소수 배출된 ‘최초의 보건복지부 치과의사전문의’들이 광고를 통해 물의를 일으키자 이들과 같은 수련기관의 선배들인 기수련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2012년 보건복지부는 치과의사 전문의 경과조치(외국수련자 포함), 신설과목 신설, 인턴제 폐지 등을 포함한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치협 대의원총회에서 3회에 걸쳐 합의를 요청한 이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 와중에 헌법재판소가 2015년 5월 전문의는 해당 과목만을 진료해야 한다는 의료법 제77조 제3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하고(2013헌마799), 2015년 9월 외국수련자의 응시 과정을 두지 않은 데 대해 2016년 말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2013헌마197)으로 제도 개선의 법적 당위성이 확립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1월 치협 임시대의원총회는 다수전문의제를 의결하였다. 2월 보건복지부는 양성일 건강정책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치과의사전문의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제도개선 세부시행 방안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5일 치과전문의 시행령 제18조의2(치과의사전문의 자격시험의 특례)가 신설되었다.
2017년부터 전속지도전문의 역할자 대상의 시험이 먼저 시행되었다. 2017년 기수련자 2,600여명을 비롯한 외국수련자 등이 치과의사전문의 시험에 응시했다. 신설과목인 통합치의학과에 대해 일부 학회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2017헌마1309)의 각하 이후 법적인 정당성을 확인받은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 응시자격 경과조치를 통해 치과의사 수천명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는 등 5년여의 경과조치 기간이 지나온 바 있다.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도 올해 7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지난 50여년간 많은 치과의사가 전문의제도에 대한 거부감, 개원가에 몰고 올 파장 등을 걱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5년여의 특례기간이 마무리되는 작금의 개원가를 볼 때 막상 전문의 자격은 환자를 유치하는 데 차별적 우위를 갖는다기보다, 과다한 다른 광고에 묻혀 눈에 띄지도 않는 실정이다.
그저 치과의사전문의 자격증은 기수련자들에게 동기들은 개원가에 있을 시기에 수련을 받느라 보낸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한 상장이자, 병원 안에 걸어놓기만 하는 것이라며 소탈한 웃음을 짓는 기수련자. 이번 시험은 치과의사 전문의 문제 해결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겠다며 10여년 젊음의 정열을 바친 역사의 산물이라며 쓴 웃음을 짓는 기수련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보람을 고한 날이자 진정 50여년이 넘은 치과계의 난제가 묻히는 날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