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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유익한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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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논설위원

어려서 몸이 허약했던 탓에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이런저런 운동들을 해보면서 지금은 주로 헬스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와 등이 당기고 뻐근하다. 어제는 데드리프트와 턱걸이, 케이블로우를 했는데 근육의 통증으로 움직일 때마다 어느 부위를 운동했었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이런 불편한 느낌은 운동을 했던 부위의 근섬유들이 손상을 입었다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생긴다고 한다. 물론 복구되는 과정에서 예전보다 더 힘이 세고 큰 근섬유가 만들어진다. 50대부터는 매년 1~2%정도 근육이 저절로 감소한다는데, 근력이 줄어들면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싶어질 테니 근력감소의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노화의 과정을 고려하면 지금 느끼는 근육의 불편함은 자신의 건강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지켜주는 ‘행복한 불편함’인 셈이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과부하, 다시 말해 일상생활에서 받는 자극(어려움)보다 훨씬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더 이상 들지 못하는 실패시점까지 운동을 하는 것이 근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어 운동을 하는 ‘괴로움’이 근력을 더욱 키워줄 수 있다.

 

개원 초에는 20년쯤 진료하다보면 환자를 대하는 일이 익숙하고 편안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진료는 어렵고 때로는 괴로운 일이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거나, 직원에게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환자, 혹은 본인이 치료계획을 정하려는 환자를 만날 때면 긴장되고 진료가 끝나면 탈진할 때도 있다. 사람의 몸이 예상대로만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닌데다가, ‘깐깐하게 따져 묻는 고객’이 되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대하는 진료의 어려움은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50대 이상의 치과의사 중 이제 일을 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빨리 은퇴해서 스트레스 없이 평온한 삶을 누리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치과계를 바라보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도한 치과의사 배출로 인한 심한 경쟁이 저수가, 과대광고, 저질진료, 먹튀치과 등 많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치협과 지부에서 자신의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노력하고 있지만, 쉽게 환경이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어쩌면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힘을 짜내어 지금까지 해오던 것보다 훨씬 큰 노력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내부와 국민들을 설득해나가는 데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테니 말이다.

 

어려움과 스트레스에서 ‘도피’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정면으로 맞서 이겨나갈 수도 있다. 하루하루 진료과정에서의 어려움이든 치과계 전체의 어려움이든,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있는 힘을 다 짜내어’ 맞서 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인생은 괴로움의 연속인 것 같다. 괴로움도 유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독자 여러분 모두 오늘 하루의 괴로움을 잘 이겨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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