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선 넘기 게임

URL복사

김용호 논설위원

작년 3월 전 세계가 보고 있었던 아카데미상 시상식 실황 방송에서 미국 유명 흑인배우가 각본에도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가, 행사를 진행하던 또 다른 흑인희극배우에게 손찌검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달됐다. 언제부터인가 무대에 오르는 주인공은 요즘 말로 뭔가 임팩트 ‘쩌는’ 멘트로 좌중과 시청자들의 박장대소, 참신함, 의외의 느낌, 심지어는 물의라도 일으켜 대중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해야하는 선례 또는 유행이 만들어져 왔다.

 

비슷한 예로 여러 경로로 자신을 노출하는 유명인들이나 재벌인사의 특이한 거동(behavior)도 ‘의외’와 ‘서프라이즈’를 갈망하는 대중의 정서적 허기에 맞춰 차려진 밥상과 다르지 않다. 주인공들의 언행이 다소 상식과 보편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는다 싶을 때, 대중은 열광하고 주인공의 ‘대중성’은 높이 평가되며 내내 이슈로 남아 당사자들의 ‘대중’ 여론주목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유행의 물결은 선을 넘어 방파제 너머로 종종 범람한다.

 

80억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며 비슷한 사건들이 수없이 반복되다 보면 다 그저 그렇고 별다른 느낌 없는 일들로 퇴색되어 갈 수밖에 없는 데다가, 개개인이 ‘매우’ 특별하고 누구나 노력 없이도 ‘당연히’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난 세기 에설런 연구소(Esalen Institute)發 ‘자존감 고양’류(類)의 현대미국식 교육사조가 수십년 만연해왔음을 이해하고, 이에 더해 대중문화콘텐츠의 본질은 오락이며, 그 오락은 평균적으로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지성과 정서를 기준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가설을 기억해보면, 위와 같은 해프닝의 단초와 귀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존재감이 없다’는 불안감은 새 세대의 고민이라고 한다. 고민은 시간을 충분히 주면 긴장과 압박으로 자라는 부정적인 요소로 평가되지만, 길게 보면 긴장과 압박은 문제의 본질에 당당히 맞서고 극복하게 함으로써 한 개체가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회이며,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 부분에 대해 노벨문학상(1964)의 주인공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는 그 눈물겨운 긴장과 압박 속에서도 품위를 지켜내는 자질이 인간에게 있다고 하였으니, 그 자질의 이름을 ‘용기(勇氣)’라 하였다.

 

‘깃털 하나는 살아서 노래하는 새 한 마리’라며 깊은 사유의 글들을 남긴 멕시코의 문호이자 5~60년대 이데올로기의 오해와 충돌로 혼란스럽게 얼룩졌던 당시 라틴아메리카의 빛으로 평가받는 옥타비오 파스(Octavio Paz, 1914~1998)는 ‘지혜(智惠)는 불변에 있지도 변화에 있지도 않다. 그 둘이 대립하는(dialectic) 곳에 놓여있다’는 지혜에 대한 놀라운 정의를 남겼다.

 

우리 치과의사들에게 다가오는, 아니 이미 다가왔다 지나가버린지도 모를 사회적, 제도적, 학문적 변화의 요구에 우리가 가져야 할, 또는 가졌었어야 할 ‘지혜’로운 태도에 대한 기본과 ‘용기’있는 실천들의 당위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우리가 직(職)으로 선택하고 업(業)으로 행하는 우리의 일은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대중문화와 격(格)은 물론 조(調)조차도 닮아서는 아니된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모두가 함께 배운 치의학을 통해 알고 있는 상식과 보편의 선을 넘어서도 아니되며, 지속성을 위해 다양성은 필수적인데, 빛바랜 교육사조의 유행과 같은 화려한 배에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올라타서도 아니된다. 불변과 변화 사이에서 보편성과 다양성을 반드시 함께 안고 가야 하는 그가 본 ‘지혜(智惠)’의 모습을, 파스(Paz)는 그의 아름다운 詩 속에서 이런 심상으로 그려준다.

 

‘물은 똑같이 흐르며 쉼 없이 말하지만, 절대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선 넘기 게임’을 벌이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 시대에, 본연의 모습과 처음의 위치를 묵묵히 지켜내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은 더 깊은 지혜로 쉼 없이 흐르는 조용한 품위와 용기의 주인공들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