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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AI 챗봇 거짓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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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15)

얼마 전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출시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상승했지만, 일각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었다.

 

최근 미국 펜타곤 근처에서 폭발 연기가 나오는 사진이 트위터에 급격히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에까지 여파가 있었다. 그런데 AI가 만든 가짜사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AI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주에 미국 변호사가 법률자료를 찾아달라고 챗GPT에게 요청하여 판례를 6개 이상 받았다. 변호사는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 사건이었냐는 질문을 하였고, 챗GPT는 실제 사건이라고 답했다. 판례들이 가짜는 아니냐는 추가 질문에도 사건들이 진짜이고 저명한 법률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사는 이 판례를 법원에 제시했는데 판사와 반대편 변호사는 판례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챗GPT가 가짜 자료를 제공한 것임이 밝혀졌다. 챗GPT를 사용한 변호사는 위조된 가짜 사법부 결정과 인용문을 제시한 문제로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챗GPT가 스스로 가짜 판례를 만들어낸 것과 자신이 제공한 자료가 진짜라고 거짓말로 답변한 것이다.

 

챗봇이 거짓으로 답변하는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나 오류가 아닌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심각한 문제다. 인간의 거짓말과 챗봇의 거짓말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거짓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거짓말에 방향성이 있고 크기가 있고 한계가 있다. 즉 인간의 거짓말은 작은 문제는 유발해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반면 챗봇의 거짓말은 이유가 없다. 스스로 얻는 이득이 없어 방향성이 없고 크기와 한계가 없다. 따라서 인류의 존망이 걸릴 만큼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래 어느 날인가 AI챗봇이 거짓 정보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인류를 없애는 것이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으로 인류멸종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행한다면 인류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인류가 보유한 핵폭탄의 1/10만 터져도 인류는 멸망한다. 모든 핵은 컴퓨터로 제어되니 그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은행과 주식시장이 컴퓨터 속의 숫자로 이뤄져 있다. 주식시장에서 숫자 한두 개만 바꾸거나 이자율 %만 바꾸어도 경제가 파탄난다.

 

얼마 전 증권회사에서 숫자를 잘못 입력한 주식 주문으로 하루아침에 망한 것처럼 AI가 0하나를 넣거나 뺀다면 아무리 거대한 회사도 하루면 망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챗GPT가 스스로 거짓정보를 만들고, 참과 거짓을 묻는 크로스 체킹 질문에 거짓말로 답변한 사실은 엄청난 사건이다.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순간에 비유될 만큼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며 시점이다. 벌써 인류는 AI없이 살 수 없는 시대에 들어와 있다. 이 사건으로 이젠 AI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고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출발점에 놓였다. 과학자들은 안전장치를 만들고 법을 만들고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목적 없는 거짓말을 한 챗GPT가 나온 이상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AI가 스스로 인류를 위해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악인의 손에서 조작될 수도 있다.

 

컴퓨터란 오류는 발생하지만 틀리는 것은 없다. 0·1을 사용한 이진법 계산기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성능이 떨어져 계산이 불가하거나 오류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틀릴 수는 없다. 그런데 컴퓨터가 오류가 아닌 스스로 거짓말을 생성하고 참이라고 거짓 답변하면서 ‘컴퓨터는 오류가 아니면 틀릴 수 없다’는 명제가 깨졌다. AI는 계산기나 컴퓨터처럼 정확한 정보(참)를 선택하는 체계가 아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인간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에 다수결원칙이 있다. 다수결원칙은 인간에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일 수는 있으나 항상 참은 아니다. 다수가 주장한다고 반드시 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는 반드시 참을 결정해주어야 하는데 AI가 다수결원칙에 준하여 참이라고 결정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AI의 거짓말은 좋든 나쁘든 뉴턴의 사과처럼, 갈릴레이의 달걀처럼, 프로이드의 꿈처럼 인류의 혁신적인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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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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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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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