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카드단말기 VAN사의 무리한 영업으로 인한 계약체결, 그리고 약관에 명시돼 있다는 이유로 상식 밖의 위약금을 청구한 사례가 발생했다.
최근 서울의 한 치과에서 카드단말기 VAN사의 영업사원이 원장도 모르는 사이에 상담실장으로부터 사인을 받아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월 사용료는 1만1,000원이었다.
통상적으로 카드단말기로 결제를 할 때마다 카드사는 결제금액의 2~3% 정도를 수수료로 챙기고, 카드단말기 VAN사는 해당 수수료에서 일정비율을 수입으로 가져간다. 가맹점으로부터 별도의 월 사용료를 받기도 하지만, 최근 카드단말기 VAN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용료를 받는 경우는 거의 드문 상황. 오히려 자사의 카드단말기를 이용해달라며 계약 체결 시 별도의 선물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월 사용료 1만1,000원씩 5년을 내야한다는 계약조건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도 원장이 직접 한 계약도 아니었다. 부랴부랴 해지를 요청했으나 “지금 계약을 해지하면 100만원이 넘는 위약금을 내야한다”는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원장은 “5년간 사용료가 66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그 두 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라는 게 말이나 되냐”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특히 본인이 직접 서명한 계약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지만, 상담실장이 대리인 신분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고객정보란에도 원장의 인적사항을 그대로 기재하면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카드단말기 VAN사의 답변만 받았다.
확인결과 해당 VAN사는 과거에도 약관을 잘 읽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적지 않은 물의를 일으킨 업체로 드러났다. 카드단말기 대여에 관한 계약서와 약관에 ‘어떤 사유로든 장비를 교체하면, 교체시점을 기준으로 남은 계약기간 만큼 약정기간이 연장된다’는 조항이 있었던 것.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약기간이 두 배 늘어났고, 계약해지를 요청하자 이번 사건과 똑같이 100만원이 넘는 위약금을 청구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강현구)의 중재로 1년만 계약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일단락됐지만, 이와 같은 VAN사의 무리한 영업활동 및 ‘약관횡포’로 인한 피해가 다른 치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