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0 (목)

  • 맑음동두천 -9.7℃
  • 맑음강릉 -4.2℃
  • 맑음서울 -6.2℃
  • 맑음대전 -6.6℃
  • 맑음대구 -3.8℃
  • 맑음울산 -3.9℃
  • 맑음광주 -3.6℃
  • 구름많음부산 -2.6℃
  • 맑음고창 -5.4℃
  • 구름많음제주 2.5℃
  • 맑음강화 -6.1℃
  • 맑음보은 -9.6℃
  • 맑음금산 -8.6℃
  • 구름많음강진군 -2.4℃
  • 구름조금경주시 -4.1℃
  • 구름많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메두사의 눈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43)

모 아파트에서 12층을 걸어 올라가는 계단운동을 하는 주민을 보고 1층 주민이 운동을 하지 말 것과 운동을 못하게 할 것을 경비실에 강력하게 항의한 일이 SNS에서 논란이 됐다. 1층 주민은 자신은 승강기도 타지 않는데 계단운동을 하면 걸을 때마다 센서등이 켜지고 운동 목적으로 승강기를 이용하는 것은 공유 전기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1층 민원인의 마음은 간단하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억울하고 잘못된 것이란 의미다. 물론 그가 아파트란 공동생활체가 지속적으로 존속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인적인 것을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것을 모른 탓이다.

 

아파트를 넘어 생각을 확장하면, 우리 사회가 존속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다. 양보와 배려는 ‘개인이 손해본다’는 의미의 좋은 표현일 뿐이다. 그동안 사회에 벌어진 사건들이 대부분 분노조절장애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개인적 이기심이 공동사회에서 필요한 덕목인 양보와 배려라는 상식을 누르면서 나타나고 있다. 응급실에서 심정지 환자를 보고도 선착순을 주장한 사건이 있었다.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계단운동이 공동 전기료를 높인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사건도 내용은 다르지만 같은 맥락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개인주의 팽배를 넘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사라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포지티브 사회에서 네거티브 사회로 전환되어가는 시점이다. 이는 인체에서 출혈이 생겼을 때, 2L 이상 출혈되는 시점에서 장기들이 각각 조금이라도 더 살겠다고 혈액을 공급하는 것을 멈추고 회수하여 호스트가 쇼크에 빠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공동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보다 개인적 이익이 우선되는 순간에 인체가 쇼크에 빠지듯이 공동사회가 무너지게 된다. 물론 한 마리 제비가 온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여름이 올 것은 알 수 있다.

 

사회전반에서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상식이란 간단하다. 공동사회가 존립하기 위한 최소 단위의 규범이다. 물론 애초에 공동 전기료를 정할 때 층별로 차등하여 정하는 것이 옳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계산하기 위하여 사람을 고용하여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는 그냥 세대수별로 나누는 것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고 공동비용 자체가 적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사회전반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대부분 소송으로 진행될 것이다. 슬프게도 최근 치과계도 예외가 아닌 것을 보고 있다. 30년 전, 하찮은 일에도 소송을 하는 미국을 보며 한심하게 생각하던 일이 이제 우리 사회 전반에서 만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자식을 위해 학교로 쳐들어가 행패를 부리는 학부모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학교라는 먼 거리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이제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이라는 가까운 거리까지 진행돼왔다. 이제 아파트마다 하루에 오르고 내려야 할 횟수가 정해지든가 오버차지를 해는 아파트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각박한 사회다. 인정이 없고 삭막한 사회다. 어느 날인가 ‘우리 아파트는 계단운동을 해도 오버차지가 없는 프리미엄 아파트입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걸리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확대 과장된 생각일 수도 있다.

 

처음 응급실 선착순 사건을 들었을 때는 이상한 이기심이 강한 한 개인의 문제로 생각했다.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독관을 고소한 학부모를 과도한 자식 사랑이라고 애써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이제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계단운동을 하지 말라는 민원이 발생했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사회의 비난이나 상식이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차단하는 순기능이 있었다. 사회 상식이 무너지고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사라지면서 사회 순기능 또한 멈추었고 이제 역기능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순기능을 상실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메두사와 눈을 마주친 것처럼 서서히 돌이 되었고 결국엔 먼지로 사라졌다. 이기적 개개인이 메두사의 눈이다. 메두사의 머리를 자를 페르세우스가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2기와 미국채 TLT | 인플레이션과 금리인하 전망

트럼프 2기 임기가 시작되고, 각 자산들의 사이클에 중요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채 TLT의 시황을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분석하고, 2025년 2월 미국채 자산배분 전략을 다뤄본다. ※ 칼럼의 미국채 분석은 마켓 타이밍이 아니라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며, 금리 사이클을 활용한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더불어 대중의 심리 지표와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 흐름을 읽어본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 자산배분 전략을 세울 때,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활용하면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한지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저가매수와 고가매도를 국면마다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이다. 칼럼에서는 패시브 자산배분 전략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자산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금리 사이클은 23년 8월 금리고점 A에서 24년 9월 첫 번째 금리인하 B, 그리고 경제위기 C로 향하는 과정에 있다. 2025년 2월 현재는 B와 C 사이 중반 이후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5년 1월 FOM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