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2008년 서울 영등포구에서 개원, 15년간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는 김두용 원장(해온치과). 그는 구회 활동은 물론, 현재 서울시치과의사회 보험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보험위원 등 회무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치과 건강보험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교육활동까지,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보험청구분야에 관해 일선 개원의들보다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심평원, 공단 등 관계자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나름대로 그 경향성도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김두용 원장도 ‘보험청구’ 프로그램과 ‘전자차트’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김 원장은 “보험청구 프로그램이 획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사용 편의성이 매우 커졌지만, 청구 프로그램과 전자차트는 엄연히 다르다”며 “여전히 청구 프로그램이 곧 전자차트라고 인식하는 원장들이 많은데, 그래서 ‘굳이 전자차트로 바꿔야 할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전자차트, 에이 귀찮아!
그냥 청구나 잘하면 되지 뭐”
김두용 원장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구회에서 개원하고 있는 친한 A원장은 “김 원장, 나는 전자차트로 바꿨는데, 기존에 쓰던 청구 프로그램에 전자차트 기능까지 더해서 정말 편해, 그동안 왜 안 바꾸고 있었나 후회가 들 정도야!”라고 차트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적극 권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지금도 청구 프로그램이 잘 돼 있어서 편하고 좋은데 뭐가 불편하다고 바꿔요. 그리고 직원들이 프로그램 바꾸면 적응하는 데 얼마나 힘들고 불편하겠어요”라고 사양했다. A원장은 “난 바꾸니까 정말 좋던데, 설치도 알아서 해주고 환자 데이터 이전도 해주고, 불편할 게 거의 없어”라고 말했지만, 김 원장은 “그냥 청구 프로그램 쓸래요”라고 듣고 흘렸다.
김두용 원장이 전자차트를 도입을 망설였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뒤엎고 새롭게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었다. 가뜩이나 직원관리도 어렵고, 구인도 힘든 상황에 직원들에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말하기조차 부담스러웠다는 얘기다. 물론 원장 스스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던 중 김 원장에게 시련이 닥쳤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지난해 여름, 정수기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세탁기에서 불이났으며, 고가의 엑스레이장비가 작동을 멈췄다. 또한 한 여름에 냉방장치까지 말썽을 부려 에어컨을 교체해야만 했다. 특히 기존에 쓰던 컴퓨터도 말썽을 부려 청구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이 지난해 8월에 벌어진 일이다. 일주일 휴진을 결심하고, 모든 하자를 보수하기로 결정한 김에 전자차트로 치과 시스템을 리뉴얼하게 된 것.
여기에 김두용 원장이 전자차트로 갈아타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이제는 더 이상 쌓아 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꽉 찬 ‘종이차트’ 수납장 때문이기도 했다.
“언제까지 종이차트 쌓아 놓고 있을건가”
“전자차트에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할까?”
김두용 원장은 15년 전 개원 초기에 나름대로 차트를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 12개월 단위로 분류해 12칸씩 나눠 차트를 정리해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종이차트 수납장이 천장 높이까지 올라가 발판을 놓고 꺼내야 할 정도가 됐고, 차트장이 차지하는 공간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정도까지 왔다.
김 원장은 “마침 대대적인 치과 공사가 필요했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차트장이 종이차트로 가득 차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해답을 전자차트에서 찾았다”고.
“이제 전자차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손을 봐야 할까? 먼저 컴퓨터부터 교체해야겠지, 아무래도 고사양 고가 컴퓨터가 필요할 거야.”
컴퓨터는 원장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선택의 폭이 매우 넓겠지만, 치과 내 네트워킹만 잘 돌아가면 된다는 생각이라면 굳이 비싼 컴퓨터는 필요하지 않다.
김 원장은 “원장 1명, 직원 1~2명이 진료보조와 데스크 업무까지 처리하고 있는 보통의 동네치과라면, 전자차트를 위해 서버를 겸한 데스크탑 PC 1대, 태블릿 PC 1대, 무선 공유기 정도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사양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직접 조립할 수 있다면 정말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세팅할 수 있지만, 김 원장은 컴퓨터 사양까지 고민해가며 고를 만한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전자차트 업체가 추천해 준 적정한 사양의 모델을 선택했다.
청구 프로그램 ‘두번에’를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자차트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원클릭’을 선택했다. 전자차트를 처음 도입할 때 치과 내 네트워킹 시스템 설치, 프로그램 설치가 은근히 까다로운데, 이런 초기 투자 시간을 전문가들이 직접 서비스해 준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고 김 원장은 얘기한다.
김 원장은 “다양한 전자차트가 시중에 나와있지만, 기존에 쓰고 있던 청구 프로그램의 데이터 유실을 막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원클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자차트, 환자 응대 서비스부터 달라진다”
전자차트를 도입한 김두용 원장의 치과는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장 큰 특징은 이제 직접 수기로 차트기입을 하지 않아도 되고, 직원들은 그날 그날 보험청구분을 한꺼번에 청구 프로그램에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전자차트 도입을 망설이게 했다고. 김 원장은 “나도 그랬지만, 기존에 청구 프로그램만으로도 잘 썼고, 직원들도 그들만의 루틴이 있는데,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실제로 매우 어렵다”면서 “그래서 아직까지 기존의 청구 프로그램만을 쓰던 방식과 전자차트 방식을 병행하고 있고, 차츰 전자차트 비율을 높여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응대 서비스에서 작지만 큰 변화가 찾아왔다. 먼저 주차 서비스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환자들이 내원했을 때 일일이 차량 번호를 물어보고,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는 전자차트의 환자 특이사항 기능에 차량 번호는 물론, 진료 외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기록해 두면 매우 편리하다.
또한 가끔 환자들이 조금은 민감한 부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메모 기능을 활용해 원장만 볼 수 있도록 한다든지, 필요시 직원들과 공유해 환자 응대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도 유용하다.
진료예약과 관련한 다양한 전자차트 기능은 치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대한 줄여줄 수 있다. 환자가 예약을 하고 치과에 오지 않은, ‘노쇼’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임플란트 제품별 수술 일정 현황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환자 개인정보보호 관련 동의서는 물론, 의료분쟁을 미연에 막기 위한 시술 및 수술에 필요한 각종 동의서 또한 전자차트로 간편하게 서명하고, 관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처방전, 진료의뢰서, 진단서 등 각종 서류에 원형, 명판, 날짜 등 각종 형태의 도장을 찍어야 했는데, 이 또한 거의 쓸 일이 없다. 전자차트에 도장 이미지를 저장하고, 필요시 서명하면 끝나기 때문.
이 밖에도 전자차트를 도입하고 3개월 동안 치과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김 원장은 “왜 진작에 전자차트를 쓰지 않았을까”라고 후회할 정도다.
“이제야 내 치과를 제대로 보게 됐다”
처음 개원했을 때, 치과 CI를 제작하고, CI를 새긴 서류봉투부터 머그컵, 쇼핑백, 티셔츠 등 각종 굿즈까지 제작해 나름 차별화된 모습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려했던 김두용 원장.
해가 거듭될수록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빴다. 한 때는 페이닥터를 쓰고, 직원도 여러 명 고용해 액티브하게 진료했지만, 과연 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됐고, 양적인 진료보다 질을 높이고 효율성을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원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기존 시스템을 바꾸는 데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15년 간 바로 앞에 일을 해결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에 내 치과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차분하게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웠다는 것.
그런데 전자차트를 도입하면서, 특히 ‘경영통계’ 기능을 통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치과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치과를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매우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김 원장은 “그동안은 이번 주에는, 이번 달에는, 올해는 환자가 얼마나 왔고, 치과 수입과 지출은 어느 정도인지 대략적인 결과물만 신경썼다”며 “이제는 경영통계 자료를 즉각 확인하고, 개별 환자에 대한 추이는 물론, 어떤 진료를 많이 했는지, 재료는 얼마나 남아있는지 등 직원들에게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순간 내 치과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전자차트를 권하는 이유”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 전환을 한다’ 뭔가 매우 거창하면서도 그만큼 많은 부담감이 느껴질 수 있다. 김두용 원장처럼 10년 넘게 한 지역에서 개원하면서 수만 장의 차트를 보유하고 있는 치과원장이라면 치과시스템을 진면적으로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부담이 크다. 김두용 원장 자신도 동일하게 겪었던 바이기 때문이다.
김두용 원장은 이제 전자차트를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심자를 돕기 위한 강연에 나서고 있다.
김 원장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여전히 청구 프로그램이 전자차트나 마찬가지라는 인식과 새로운 시스템 적응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전자차트 도입의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망설이는 원장들이 많다”며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전자차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진료 시스템만 보더라도 이제 거의 모두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데, 전자차트 도입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도나 사회환경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치과는 물론 전 의료계가 반대했지만 결국 비급여 보고제도가 시행될 예정이고, 실손보험청구까지 의료기관에서 직접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이 같은 진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지론이다.
김두용 원장의 치과에서 근무하면서 청구 프로그램을 오랜 기간 다뤄온 직원은 “기존에 청구 프로그램만을 쓸 때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전자차트로 업그레이드하니까 편리해진 점이 더 많아요”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자신에게 전자차트를 권했던 A원장처럼 이제 김 원장은 후배 원장에게 “박 원장 나 말이야, 청구 프로그램에서 전자차트로 업그레이드 하니까 너무 편해, 청구 프로그램만 쓸 때보다 정말 유용한 게 많던데, 같은 값이면 바꿔봐”라고 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