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5 (월)

  • 흐림동두천 2.0℃
  • 구름조금강릉 8.0℃
  • 흐림서울 4.5℃
  • 흐림대전 6.2℃
  • 맑음대구 8.8℃
  • 맑음울산 9.5℃
  • 구름조금광주 8.8℃
  • 맑음부산 10.7℃
  • 구름조금고창 8.7℃
  • 구름많음제주 11.2℃
  • 구름많음강화 4.4℃
  • 구름많음보은 5.0℃
  • 흐림금산 6.2℃
  • 맑음강진군 9.4℃
  • 맑음경주시 8.5℃
  • 맑음거제 7.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구성의 오류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52)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구성의 오류’가 있다. 다른 표현으로는 ‘합성의 오류’라고도 한다.

 

‘구성의 오류’는 어떤 원리가 부분적으로 옳은 것들이 모여도 전체적으로는 옳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옳다고 추론함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를 의미한다. 즉 개별적인 것을 합한 것이 전체의 모습과 다를 수 있는 것으로, 예를 들어 홀수인 3과 홀수인 5를 더하면 홀수가 아닌 짝수 8이 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다. 경제학적으로는 옳다고 시행한 정책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초래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예를 들어 지역에 KTX역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로는 서울사람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경우보다 지역사람들이 서울에서 소비가 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주 호텔사업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경주에 머물기보다는 당일치기로 일을 보고 되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가 좋은 의도로 전세금이 부족한 주민들을 위해 저금리로 전세대출을 해주었다. 그런데 집주인들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해 전세금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사기꾼들은 돈 없이도 갭투자가 가능해졌으며, 전세 사기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 또한 구성의 오류에 속한다.

 

최근 정부가 의대 학생 2,000명 증원 정책을 발표하고 의협과 충돌하며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서로가 한 치의 양보도 타협도 없이 각자 주장만 하고 있다. 이 두 집단의 주장과 행동에서 ‘구성의 오류’가 보인다.

 

정부는 몇 가지 근거로 의대생 2,000명의 증원이 반드시 필요한 조건으로 명시했다. 그런데 과연 정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년 뒤에 이뤄질 것인가라는 의심이 든다. 혹시 의협이 주장하는 대로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의협이 주장하는 대로 증원을 하지 않았을 때 정부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결국 이 두 집단의 주장은 모두 ‘구성의 오류’를 지니고 있다.

 

어떤 집단의 주장이든 차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국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따라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두 집단이 협상을 통해 적절한 중도적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미래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이 두 집단은 공통된 특성이 있다. 최고로 똑똑한 집단이다. 최고로 똑똑한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에도 ‘구성의 오류’가 적용된다. 개개인은 영리하고 똑똑한데 이들이 모두 모여 군중이 되면 어리석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집단이 국회의원들이다. 이들은 모아만 놓으면 한심해진다. 이와 유사한 집단으로 정부 정책을 주도하는 이들은 문과에서 행정고시를 패스한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의협과 전공의들은 의과에서 의사고시를 패스한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이 최고의 엘리트 두 집단이 각자가 ‘구성의 오류’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구성의 오류’를 범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구성의 오류’의 반대개념으로 ‘분할의 오류’가 있다. ‘분할의 오류’는 전체가 지닌 속성이 있을 때, 전체의 한 부분들도 같은 속성을 지닌다고 추론하며 생기는 오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구성의 오류’는 과정이 옳으면 결과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분할의 오류’는 결과가 옳으면 과정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이 두 가지 다 오류의 시작은 과정과 결과를 동일시하는 데 있다.

 

과정과 결과를 각각 분리해 따로 평가하면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즉 과정이 옳아도 결과는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고, 결과가 옳아도 과정이 옳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을 확장하면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오류 발생의 가능성을 모두 예측하는 방법이다. 정부가 정책수립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줄였다면, 의사들이 환자진료를 거부하는 극단의 방법을 피했다면,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료를 위해 두 집단이 현명한 합의점을 찾아 ‘구성의 오류’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