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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LIFE, LIVELY #달리자, 나답게 'Marat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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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우건철 원장(연세퍼스트구강내과치과의원)

안녕하세요! 달리는 치과의사 우건철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는 치과전문의 수련을 마칠 무렵까지 살면서 5km 이상 뛰기는커녕 걸어본 적도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수련 3년차 말, 불규칙적인 생활로 7kg 이상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던 도중 지인이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여성도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참에 뛰면서 살도 빼고 체력도 길러볼까?’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가볍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전문의시험을 준비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천천히 대운동장을 뛰었습니다.

 

군의관으로 자대 배치를 받은 2017년 어느 초여름. 첫 10km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였고 축제같은 너무나 즐거운 분위기에 “앞으로 자주 참가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이 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풀코스를 뛸 마음이 있었나?
절대 없었습니다(^^). 2017년 치협에서 주관하는 ‘스마일런’에서 하프마라톤을 뛰는 선배를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5회를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마라톤 풀코스는 제 인생에 ‘절대’ 있을 리 없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하고 나면 몸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10km를 계속 뛰다 보니 하프대회도 한번 나가보고 싶었고 하프를 몇 번 나가다 보니 ‘그럼 풀코스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준비없이 도전한 풀코스는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다리가 안 움직여서 중간에 포기할 뻔 했었는데요. 실제로 ‘Marathon’이란 운동 자체가 마라톤 평원의 승전보를 아테네까지 전하고 죽은 페이디페데스를 기리기 위해 생긴 운동인 만큼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운동인데, 너무 준비가 부족했던 거죠. 하지만 그렇게 첫 완주를 하고 나니 요령이 생겼고, 지금은 풀코스 완주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컨디션을 조절하고 몸을 만들어가는 준비과정부터 모든 걸 쏟아내는 대회 당일까지 전 과정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운동 방법이 있나?
저는 우리 모두 달릴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달리는 방법을 따로 배우진 않았습니다. 유튜브에서 잘 달리는 분들의 영상을 참고해서 주법도 바꿔보고 좋은 신발도 사 보긴 했지만, 주법이나 장비가 저한테 맞지 않아 그냥 천천히 오래 뛰었을 때 가장 편한 자세와 적당히 잘 맞는 10만원 후반 대 신발로 뛰고 있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값비싼 신발은 사서 적응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발목에 부담을 느껴 당근 마켓에 반값에 팔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회를 준비하게 되면 마라톤 사이트에 들어가서 목표 시간별 운동 스케줄을 달력에 적고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여유로울 때는 가급적 천천히 오래 뛰는 LSD(Long Slow Distance)훈련을 했고 대회 준비가 필요한 달에는 점심시간에 짧고 빠르게 뒤는 인터벌 훈련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LSD훈련을 통해 천천히 긴 거리를 뛸 수 있는 몸이 되면 몸의 내구성이 좋아지고, 인터벌 훈련을 통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훈련을 병행하면 시합 때 기록이 좋아지게 됩니다.

 

코스별 기록은?
현재 제 달리기 기록은 10km는 38분대, 하프마라톤(21.1km)은 1시간 26분, 풀코스(42.195km)는 3시간 8분대 입니다. 처음에는 10km를 1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는데 6년간 계속 실력이 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러너스 하이를 느껴본 적이 있나?
‘러너스 하이’라는 경험은 모든 러너가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러너스 하이를 느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10km 같은 짧은 거리를 시속 15km/h 이상의 빠른 속도로 뛸 때 힘들었던 몸이 어느 순간부터는 덜 힘든 경험은 매번 합니다.

 

아마 몸에 걸리는 과부하를 Endolphin이나 Enkephaline 같은 내인성 Opioid가 나오면서 덜 힘들게 만들어줬기 때문일텐데요. 그 상황에서 마지막 구간 있는 힘껏 달려 골인 지점을 통과하고 멈췄을 때! 그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편안함, 성취감, 만족감은 달리는 시간 동안 나를 억눌러온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함께 나에 대한 충만감,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합니다.

 

 

“나에게 마라톤이란 ‘내가 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나에게 있어 마라톤이란?
흔히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표현을 하는데요.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게 되면 직전 몇 달 동안 수능시험이나 국가고시를 준비할 때의 겸허한 자세로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준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회 당일 출발선 앞에 서면 모든 달림이들이 전우처럼 느껴지고 결승선까지 고독한 싸움이 시작됩니다. 뛰다 보면 같이 호흡을 맞추며 뛰는 달림이들이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인연들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인연은 길게 함께 뛰며 서로의 등에 의지하게 되고 어떤 인연은 짧게 사라집니다. 그렇게 짧지만 긴 3시간여의 여정이 끝나 결승선에 가까워지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내게 됩니다. 어떤 대회에서는 초반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낸 것들에 대한 후회를 하기도 하고, 어떤 대회에서는 초반에 몸을 너무 사려서 체력이 남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면 결과를 받아들이고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다시 도전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렇게 한 사이클을 돌면 ‘이런 게 삶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게 마라톤이란 ‘내가 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계속 달릴까?
힘 닿는 데까지 뛰고 싶습니다(^^). 현재 최고령 마라톤 기록이 인도계 캐나다인 파우자 싱씨가 2011년에 100세의 나이로 8시간 만에 완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SUB3가 목표이지만 언젠가 훈련을 충분히 해도 빠르게 뛸 때 무릎에 부담을 느끼는 나이가 오게 된다면 속도를 떨어뜨리고 오랫동안 길게 완주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치과의사는 몸에 부담이 참 많이 가는 직업입니다. 이런 치과의사에게 마라톤은 ‘코어강화, 스트레스 해소, 체중관리, 체력관리’로 더 오랫동안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돕는 이점이 참 많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 선후배님들이 건강하게 함께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만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달리기에 대한 오해

 

1) 마라톤은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멈추면 되는 것이므로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준비되지 않은 몸 상태로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것은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어느 수준 이상의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저는 훈련할 때도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초반 1~2km는 몸이 충분히 가볍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아주 천천히 뛰어 웜업을 하는 데 신경을 씁니다. 내 몸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히 있는 상태로 운동한다면 큰 부상없이 오래할 수 있는 운동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합니다.

 

2) 마라톤은 특별한 사람들만 가능하다?
저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러닝크루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뛰는 남성, 여성분들을 보면 절대 특별하지 않은 분들이 완주를 하고 기록을 줄이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평생 책상에만 앉아있을 것 같은 안철수 의원의 마라톤 최고 기록이 3시간 46분이고 최근 기안84님이 완주하는 모습을 보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더 확고 해졌습니다.

 

3) 무릎을 많이 쓰면 연골이 다 닳아진다?
문헌에 따르면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최근 논문들에 따르면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무리하지 않게 달릴 경우 연골 건강에 긍정적이거나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 몸은 기계와 달리, 쓰면 쓴 만큼 닳아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자극을 받았다는 가정하에 염증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강화가 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갈이를 심하게 한 환자들이 통증을 동반하게 되면 지속적인 충격으로 인해 Osteoarthritis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한 강화가 이뤄질 경우 Cortical bone thickening이 이뤄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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