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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묻지마’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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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의정부, 여의도, 울산 등지에서 연이어 일어난 길거리 참사는 현재 우리나라에 잠재된 사회구조적 병폐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예전부터 가끔 사회면의 일부분을 장식했던 유형이지만, 요즘 들어 사건이 많아지며 주목받는 경우다.

 

지하철 전동차 안에 침을 뱉으면 안 된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훈계했다고 칼부림을 한 이. 옛 직장동료들이 그를 험담하고 ‘왕따’를 시켰다는 이유로 칼을 들고 가서 뒤에서 찌른 젊은이. 아무런 이유 없이 ‘어서 오세요’하는 슈퍼마켓 여주인을 칼로 찌른 은둔형 외톨이. ‘막장 인생’이라는 심정으로 세상의 끝에서 저지른 범죄라기에는 시민들의 당한 피해가 너무 가혹하다.

 

수원의 모 편의점 앞에서 훈계하던 어른을 10대들이 집단 구타했던 사건이 있었다. 현장에서 숨져가는 아빠를 지켜봤던 6살 꼬마는 그 사건 이후로 말도 하지 않고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생겨나는 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고 한다. 우리가 그들을 이웃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소외되고 외톨이가 되어버리도록, 벗어나려고 노력할수록 더 빠져드는 ‘모래지옥’ 같은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사회의 일원이 되려고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인가? 자신에게 절망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다면, 왜 애꿎은 타인에게 화살을 돌리는가? 왜 자신이 겪은 불행을 다른 사람도 겪게 하려는가? 왜 타인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가 말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일부분 동의한다. 그렇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남의 불행을 보며 즐거워했었다. 온 국민이 시청하는 ‘1박 2일’에서도 복불복 게임을 통해 나만 아니면 된다는 즉 남이야 어찌됐든 나는 잘살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는 남을 괴롭히고 왕따시키는 이지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정하지 못하고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목적한 것을 얻으면 어느새 그것이 정의가 되어버리는 승자 독식의 사회가 된 것이다.

 

치과계에도 비슷한 일이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다. 불법네트워크치과의 가격 공세에 눌려 자신의 치료수가를 포기하고 ‘따라 하기’를 하고 있는 소위말해 ‘아류 네트워크치과’가 그들이다. 예전에도 지역마다 그런 치과들이 하나 이상은 있었다. 그러나 불법네트워크치과에서 퇴직하여 그 방법을 자신의 치과에 그대로 적용하고, 그것이 마치 선진경영법인양 호도하는 아류들이 심지어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조차도 합리적이지 않은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나만 잘살고 보자’는 것이다. 모두의 관심이 불법네트워크치과에 집중되고 있는 지금도 그들은 틈새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의료진의 얼굴도 볼 수 없고, 오로지 가격과 서비스만을 강조하며 환자 모집에 열중한다. 일반인이 본다면 정말 다른 치과는 도둑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력적이겠지만,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세계 경제가 불황인 시기에 치과마다 환자가 줄어들었다고 아우성인데, 치과계에도 절망과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묻지마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가 나올까봐 정말 걱정스럽다. 8월부터 1인 1개소 법이 강화되고, 의료광고에 관한 법률도 바뀌었지만, 솔직히 아직까지 세상이 변했다고 느낄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환희의 순간을 기대하는 간절함은 더 커질 텐데, 이 땅의 선량한 치과의사들의 확신과 환희의 순간이 절망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바뀌지 않기를 기원하고 또 소망한다.

 

며칠 전 모교의 학술대회가 있어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얼굴 없이 그림자 뒤에서 진료하는 이들은 나오지 않았다. 다음 학술대회에는 꼭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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