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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달러 기준 저평가 논란 ― 러셀2000·코스피 사이클 분석과 자산배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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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최명진의 자산배분 이야기 197

2025년 9월, 글로벌 자산시장은 다시 한 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특히 미국의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과 달러 환산 기준의 코스피 지수는 위험자산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대표 지표로 주목된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원화 기준 코스피의 사상 최고가 경신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달러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코스피는 여전히 전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점을 근거로 일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에서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핵심은 단순히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는지 여부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가 금리 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유동성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 앞으로의 상승 여력을 판단하는 일이다.

 

최근 환율 흐름은 코스피의 상대적 성과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는 꾸준히 약세 압력을 받아왔고, 그 결과 국내 자산은 원화 기준으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여전히 저평가된 모습을 보인다. 코스피가 원화 기준으로는 금, 미국 주식, 비트코인보다도 높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환산 기준으로는 전고점 대비 약 17%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증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동산 역시 원화 기준으로는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과거 고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 시각에서는 원화 약세가 자산가격 평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한국 자산 전반에 걸쳐 일종의 ‘환율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러셀2000(IWM, Russell 2000)과 코스피(EWY, MSCI Korea 지수)를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 MSCI Korea 지수는 한국의 대형주와 중형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시장 유동성의 약 85%를 포괄하는 대표 지수다. 이는 코스피200처럼 상위 200개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넓은 범위의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증시에는 코스피200을 직접 추종하는 ETF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 MSCI Korea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Korea ETF(EWY)를 활용한다. 결국 EWY는 달러 기준으로 산출된 대표적인 한국 주가지수라 할 수 있다.

 

두 지수는 과거 여러 차례 사이클에서 유사한 궤적을 보여왔으며, 2019년 말 이후 2020년 3월 팬데믹 급락과 그 이후의 반등 과정에서도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했다. 러셀2000은 미국 소형주가 유동성 공급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으며 반등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던 반면, 코스피는 달러 환산 기준의 제약으로 인해 고점 회복이 지연됐다. 이번 사이클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러셀2000은 이미 전고점 부근까지 도달했지만, MSCI 코리아 지수는 여전히 약 15%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리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현재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의 B~C 구간 후반부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피날레 랠리를 펼치는 동시에 고점 이후 하락 가능성도 점차 커지는 국면이다. 실제로 지난 사이클에서도 러셀2000과 코스피는 C 이벤트를 전후해 고점 부근에서 큰 변동성을 겪었다. 당시 러셀2000은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했으나 C 이벤트 이후 하락으로 전환됐고, MSCI 코리아 지수 역시 전고점에 미치지 못한 채 조정을 받았다. 이후 C~D 구간에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등이 나타났고, 그제야 전고점을 넘어서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코스피가 원화 기준으로 지금 고점을 경신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달러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거나, 반대로 지난 사이클처럼 전고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랠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히 “코스피가 저평가돼 있으니 더 오를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달러 기준 저평가라는 주장은 환율 효과가 만들어낸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유동성은 정점을 향해 가고 있으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기 전 마지막 랠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다. 원화 기준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추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은 자산배분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은 개별 자산의 단기적 움직임이 아니라 사이클 전체에서의 위치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의 균형이다. 현재 구간에서 미국 소형주와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흐름은 사이클상 마지막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일부 이익 실현을 통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자산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달러와 같은 현금성 자산은 향후 변동성 국면에서 중요한 방어막이 될 수 있다.

 

결국 자산배분의 본질은 단기적 전망에 흔들리지 않고 사이클에 따른 원칙적인 비중 전략을 지켜 나가는 데 있다. 러셀2000과 코스피 지수는 위험자산 랠리의 후반부를 가늠하게 하는 핵심 지표다. 그러나 그것이 저평가의 기회인지, 아니면 마지막 고점의 신호인지는 사이클의 맥락 속에서만 해석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단순히 “달러 기준으로 코스피가 싸다”는 주장에 매몰되기보다 다가올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한층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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