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2012년은 치과의사들에게 다사다난하고 힘들었던 한해였다. 예전부터 안정된 직업의 대명사이던 의사나 치과의사들이 직업생활에 불안을 느낀 한해였고, 또한 내부적으로 갈등하고 외부와 충돌하며 지냈던 한해였다.
치과계는 특히 작년 이맘때쯤 통과된 1인 1개소 법이 올 8월부터 시행되고, 이를 지렛대로 불법네트워크 치과를 척결하기 위한 협회의 노력이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결과를 내지 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현실에 아쉬워해야 했다. 또 사무장 병원 척결에 힘을 기울여 소기의 결과를 낸 한해이기도 하다.
UD 측의 ‘묻지마’ 소송은 이제 그 수를 헤아리거나 소송금액을 추산하기도 힘들 정도가 됐다. 언젠가는 자신들이 휘두른 소송이라는 칼에 스스로 쓰러질 것이라는 확신을 우리에게 심어 준다. 정작 사건의 장본인은 미국에 가서 영주권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대리인들의 소송은 점점 황당해지기만 하고 있다.
의료인 면허재신고제의 시행으로 어느 때보다 보수교육에 대한 열의는 높아졌다. 하지만 보수교육 점수가 주어지는 교육장은 문전성시를 이룬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울상을 지어야 했다. 이 와중에 보수교육에 대한 잡음들이 이곳저곳에서 발생했고 특히 교육운영을 불성실하게 하거나, 편법적인 운영을 한 보수교육 기관에 대한 협회의 징계가 내려지며 보수교육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협회에 부과한 5억원 과징금 사태는 공정위의 ‘공정’의 의미를 ‘공정(空正)’으로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 공정위가 지적했던 4가지 사안 중 3가지는 이미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고, 협회는 끝까지 싸워 완전 무혐의 판정은 물론 관련자의 징계까지 요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백 명의 자발적인 공정위 시위는 불공정한 판정에 우리 치과인이 결코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면서 치과계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는 아직도 진통을 겪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애초에 통 크게 양보했던 개원의들만 손해를 보는 Sad Ending이 될 가능성이 다분해졌다. 일부 몰지각한 수련기관의 운영 행태는 수련의 제도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 개원의와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고, 이 문제를 언젠가는 터질 불발탄과 같은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 누군가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후보가 당선돼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있겠지만 당선자의 보건의료분야 공약을 살펴보면 새롭게 출범할 정부의 의료정책이 국민의 만족을 위해 의료인에게 다시금 많은 희생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치과계를 둘러싼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이고 그래서 어느 때보다 단결된 모습을 요구한 한해였다. 다행히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은 같은 생각을 했고, 협회는 리더십을 가지고 이런 회원들을 단결시켰다.
올해의 부족함과 아쉬움을 모두 털어버리는 세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