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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 실천하는 치과의사 탐방]-3 오동찬 의료부장 (국립소록도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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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19년, 한센인의 진정한 친구로…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에는 19년째 한센인들의 의사이자 친구로 살아온 이가 있다. 환자구역과 직원구역으로 구별돼 있는 소록도에서 한센인 마을에 놀러가 그들과 스스럼없이 밥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고,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한다. 자신이 봉사하고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소록도의 ‘재롱둥이’라 불리는 국립소록도병원 오동찬 의료부장의 얘기를 해본다. 

 

 소록도의 가족으로…

1995년 공중보건의로 처음 방문해 19년째 소록도를 지키고 있는 오동찬 부장은 “소록도는 나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처음 소록도에 왔을 때는 진료나 수술을 받고 “감사합니다” 대신 “수고하시겠네요”라고 하는 환자들이 의아했다. 이 말이 정말 듣기 싫었던 오동찬 부장은 환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1년만 있다 의사들이 떠나니 정을 주면 마음에 상처만 받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을 주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두던 한센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밥도 먹고, 집안일도 돕고, 그들 집에서 잠도 자면서 의사와 환자 이상의 관계로 지냈다.

 

오동찬 부장은 “소록도는 나의 가족들(한센인들)이 있는, 나의 삶터다. 한센인은 찾아오는 가족이 있나? 가보고 싶은 곳에 갈 수가 있나? 돌아가시면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이 있나? 힘들 때 위로의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나? 이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없다. 그냥 이들 옆에 있어 주어야 할 것 같아 여기에 있을 뿐이다”고 19년간 소록도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전했다.

 

이제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소록도에서 살아가는 사람, 가족이 됐다고 하는 오동찬 부장에게 소록도의 주민 한명 한명은 모두 소중하다. 결혼 축의금으로 거금 3만원을 주신 정활수 할아버지와 조복근 할머니, 매일 커피를 함께 마시는 소록도의 애인이라는 유명순·김점이 할머니, 매일 먹을 것을 사주고 가시는 정봉업 할아버지 등 소록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동찬 부장의 또 다른 가족이다.

 

봉사가 아닌 생활과 나눔

2000년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 봉사상’, 2008년 ‘한빛대상’, 2010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KBS 감동대상 나눔상’등 한센인을 위한 아낌없는 봉사로 수많은 봉사상을 받은 오동찬 부장은 정작 자신은 봉사를 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에게 봉사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는 것조차 어색하다는 오동찬 부장은 “한센병으로 손이 온전하지 못한 그들을 대신해 파리도 잡고, 빨래도 해주고, 방청소, 짐 옮기기 등을 하면서 함께 생활 하고 그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인데 봉사라고 하고 이렇게 상까지 주니 과분하다”면서 이번에 수상한 ‘2012 KBS 감동대상 나눔상’상금도 필리핀 농아인 학교로 해외진료를 가는 데 사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순천에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것도 많지만, 아이들은 매년 방학 때마다 해외 진료를 가는 것을 “아빠 때문에 1년에 2번씩 해외를 간다”며 해외봉사를 해외여행으로 생각한다고.

 

2007년도에는 소록도병원에서 유일한 의사로 병원장 직무대리, 의료부장, 진료과장 등을 도맡았다. 한센인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 때문에 일반병원에서는 진료를 잘 해주지 않아서 힘들었다는 오동찬 부장은 “병원의 모든 업무를 홀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 보다 일반인의 한센인에 대한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국내 한센사업 마무리 단계…해외진료 꿈꿔

“소록도 생활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는 오동찬 부장은 19년간 지킨 소록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한센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제3종 전염병이지만 균의 배양이 되지 않을 만큼 균이 약하고 출생 후 1개월 이내 의무 접종하는 BCG예방 접종만으로도 예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센병 환자가 아니라 예전에 한센병을 앓았던 흔적을 가지고 있는 한센병이력자인 소록도 주민들은 점차 고령화되고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소록도에 자신이 필요 없어져 떠날 날을 기다리는 오동찬 부장의 계획은 앞으로가 더 원대하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진료를 가지만 한센인에게는 잘 안 가는 것 같다”는 오동찬 부장은 해외 한센인 마을로 진료를 가고 싶은 꿈을 밝혔다. “동남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100만명 이상의 한센인이 있는 중국, 인구의 10%가 한센인인 브라질로 가서 진료 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 소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센인들이 스스로 좀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다”는 오동찬 부장은 치과계 선배와 동료, 후배들에게도 부탁을 전했다.

 

“한센인들이 일반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도 원장님들과 다른 환자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 열심히 진료해 주길 바란다”고.

 

김희수 기자/G@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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